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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에 수천억원 썼는데 왜?”... 기상청 강수 적중률 매년 ‘하락’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2026년까지 약 1800억원을 들여 구축할 예정인 기상청의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이 매년 강수 유무 정확도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영국 등 다른 나라 모델보다도 예측 오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KIM의 올해 강수 유무 적중률을 나타내는 임계성공지수(CSI)는 0.35로 지난해(0.44)보다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KIM을 통해 생산한 자료에 기상청 예보국의 분석이 더해진 ‘단기예보상 강수유무 정확도’도 ▲2020년 0.47 ▲2021년 0.43 ▲2022년 0.39(1~8월)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영국 통합모델(UM),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수치다. 올해 UM과 ECMWF의 CSI는 각각 0.38, 0.41로 KIM의 0.35보다 0.03, 0.06이 높았다. 지난해도 UM와 ECMWF는 각각 0.48, 0.49를 기록했다. 반면 KIM은 0.44에 불과했다.

CSI 점수 하락엔 올해 발생항 가뭄, 폭우, 가을철 갑작스럽게 발생한 태풍 등 기후 변화와 관련한 기상 현상들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국 기상청이 운영하는 슈퍼컴퓨터 성능은 선진국 기상청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에 해당하다는 점이다.

TOP500 슈퍼컴퓨터에 따르면 기상청이 628억원을 들여 충북 청주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에 도입한 ‘마루’와 ‘그루’는 2022년 6월 기준 세계 성능 순위에서 각각 31위, 32위를 기록하며 영국 기상청(207위, 208위) 등을 크게 따돌렸다.

다른 나라보다 훨씬 좋은 슈퍼컴퓨터를 쓰고 있음에도 적중률에선 뒤지고 있는 셈이다.

우원식 의원은 “슈퍼컴퓨터 도입과 KIM 모델 개발에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음에도 기상청 예보 정확도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KIM의 경우 기존 수입 모델을 사용하던 것에 비해 개발 및 사용료가 연간 수십억원을 더 투입되는 데도 오차가 높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사업이 국내 특성에 맞는 날씨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맞지만, 현업 모델로 투입된 이후에도 오차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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