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스코코리아 새 역사 쓴 ‘환상의 콤비’…“韓 디지털 혁신 모범사례 만들겠다”

백지영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회장(사진 오른쪽)과 최지희 대표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회장(사진 오른쪽)과 최지희 대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8월 새 회계연도를 시작한 시스코코리아는 역사상 처음으로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첫째는 회장직 신설, 두 번째는 첫 내부승진이자 여성 대표가 선임된 일이다. 두 주인공은 바로 조범구 회장과 최지희 대표다.

조 회장과 최 대표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게 된 것에 자부심이 있다”며 “한국의 디지털 혁신 모범사례를 발굴해 디지털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진행됐다.

우선 조 회장은 이미 시스코코리아에서 이례적으로 두 번의 대표를 맡은 것으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2009년부터 2011년, 2016년부터 최근까지 대표직를 역임하며 시스코코리아의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에서 높아진 한국 시장의 위상에 따라 이번에 신설된 회장직을 맡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의 ‘디지털 네이티브’ 사업을 주도한다. 이와 함께 아태 및 일본·중국지역(APJC)의 22개 대형 고객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역할도 함께 맡으면서 1달에 절반 이상 해외 출장이 있을 정도로 바빠졌다.

최지희 신임 대표는 2000년 입사 후 22년 간 시스템 엔지니어, 마케팅, 협업 솔루션, 서비스 공급자(SP), 파트너 조직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특히 시스코코리아 28년 역사상 최초로 내부 승진에 따른 사장 선임이며 최초의 여성 대표인만큼 그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지난 10여년 간 호흡을 맞춰온 ‘환상의 콤비’다. 컨설턴트 출신의 조 회장이 전략적 방향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엔지니어 출신인 최 대표가 기술검토 등 현실적으로 따져보는 일을 했다. 그렇다보니 둘 사이에 논쟁도 자주 벌어졌다. 최 대표는 “이러한 과정에서 배우고 깨닫는 것이 많다”고 회상했다.

현재 시스코는 작년 국내에 론칭한 CDA(Country Digital Acceleration)’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디지털화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CDA는 시스코가 세계 각국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는 스폰서십 프로그램이다. 인프라 현대화나 보안 등 디지털화가 필요한 곳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며 장비나 교육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5G, 스마트팩토리 보안 등 7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를 위해 광운대엔 5G B2B 혁신센터를 설치했고, 네이버클라우드와는 기업 고객의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까지 CDA 1.0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턴 2.0으로 새롭게 런칭할 계획이다. 조 회장이 본사를 설득해 한국을 CDA 대상 국가로 포함시킨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조범구 회장은 “CDA는 그 어떤 벤더도 갖고 있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며 “네트워킹 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은 교수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지속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지희 대표는 “지난 CDA 1.0에선 사례 발굴에 집중했다면, 2.0에선 국내 환경에 맞춤화된 5G 특화망이나 스마트팩토리, IoT 등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어 “시스코 네트워크 제품이 클라우드 인프라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국내 솔루션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시스코 장비와 여기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시스코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에도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기록하며 전세계 지사 가운데 압도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조 회장은 “직원들에게도 늘 하는 말이지만 한국 지사는 ‘작지만 강한’ 곳”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스코코리아 성장을 이끌 주요 사업으로 주저 없이 ‘보안’을 꼽았다. 시스코는 기존의 네트워크 강점을 바탕으로 “보안에 올인했다”고 말할 정도로 관련 분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시스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B2B 분야에선 가장 큰 보안기업”이라며 “특히 클라우드 시큐리티, 엔드투엔드 시큐리티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서도 ‘넘버1’ 보안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대표 역시 “올해는 꼭 보안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며 “보안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최고보안책임자(CSO)과 논의하며 새로운 장비와 기술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디지털화에 기여해 좀 더 혁신적인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시스코 본사에서도 한국이 기회가 많은 나라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K팝, K드라마, K배터리 등 전세계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위상이 더 높아진 것처럼 CDA를 통해 보다 혁신적인 디지털 사례를 만들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도 시스코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내부 여러 팀원들에게도 비슷한 기회를 주고 싶다”고도 했다.

조 회장은 “앞으로도 시스코코리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최지희 대표를 도와 한국의 역량이 더 늘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또, 후배들에게 어드바이저 역할을 해서 좋은 선배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백지영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