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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들어간 재난통신망, 이태원 참사땐 무용지물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정부가 작년 구축한 지방자치단체(지자체)-소방당국-경찰간 재난안전통신망이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중앙재난안전관리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재난안전통신망은 버튼만 누르면 유관기관간 통화를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에는 잘 작동이 안 됐다”고 말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소방·해양경찰 등 재난 관련 기관이 하나의 통신망으로 소통하는 전국 단일 통신망으로, 지난해 구축 완료됐다. 여기엔 1조5000여억원 예산이 배정됐고, 구축 당시 한국이 처음으로 PS-LTE 기반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했다는 홍보도 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사실 버튼만 누르면 통화그룹에 포함된 기관들이 다 연결해서 통화를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그 부분이 작동이 잘 안 됐다”면서 “현장에서 활용하는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다만 기관 내부에서의 통화는 이 통신망으로 원활히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경찰 단말기는 현장에 1500대가 배치돼 동시에 통화했고, 소방과 의료기관도 마찬가지였다는 것.

이태원 압사 사고가 ‘육상 사고’로 분류돼 관련 경찰 112 신고가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접수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육상에서의 112 신고는 재난과 다른 측면이 있어 법 체계상 보고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상황에서 경찰청과 협의해서 (112 신고) 정보를 취합할 수 있도록 법적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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