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네이버·카카오, 커머스 성장 속 찾은 미래 사업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3분기 커머스 부문 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신규 사업 발굴·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경기 침체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커머스·광고 산업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이 가운데 양사 모두 성장을 견인한 건 커머스 부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올해 3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두자릿 수 성장을 이어갔다.

네이버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 2022년 3분기 매출 2조573억원, 영업이익 33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9.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네이버 사업부문 중 커머스 매출액은 45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4%, 전분기대비 4.3% 성장했다.

카카오 실적도 네이버 흐름과 유사하다. 카카오 3분기 매출은 1조8587억원, 영업이익 1503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플랫폼 부문 중 광고·커머스가 포함된 톡비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 전분기대비 3% 증가한 467억원이다.

전통적 비수기와 거시환경 긴축으로 대형 광고주가 중심이 되는 광고 매출은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 각 채널에 입점하는 브랜드사와 중소상공인(SME)들이 증가하면서 거래액은 증가했다. 이외에도 주요 커머스 지표들이 성장세를 보였다.

네이버 통합 거래액은 10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1% 증가했다. 이는 브랜드 스토어와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여행·예약 카테고리가 고루 성장한 영향이다. 3분기에만 241개 브랜드가 신규 입점하며 브랜드 스토어 총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70% 성장한 8400억원을 달성했다. 크림 역시 브랜드관을 출시하며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2.7배 증가하고, 예약·여행 관련 거래액은 1조 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배 늘었다.

카카오 톡비즈 커머스 통합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2% 성장한 2조2000억원이다. 부문별로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1% 성장했고, 프리미엄 배송 상품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추석 기간 등 특별한 날에 맞춰 비대면 선물을 할 때 객단가가 높은 상품을 전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거래액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네이버와 카카오가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니다. 현재 온라인 시장 침투율은 약 55%로 절반 이상을 넘어갔다. 향후 온라인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대형 광고주들은 광고 예산을 축소하게 되고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카카오는 채널-톡스토어 연계 등 신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

양사가 커머스 산업 순항 속에서도 신규 사업을 찾는 이유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검색과 메신저로 주력 사업이 다르다. 하지만 각 플랫폼에서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큰 방향은 공통적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구축한 ‘검색-커머스-페이’ 생태계를 안착시켰다. 여기에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을 포함한 주요 물류사와 협업해 12월 중 ‘네이버 도착 보장 솔루션’을 출시한다. SME와 소비자들에 빠른배송 편의성을 주기 위해서다. ‘에셋 라이트(보유자산 최소화)’ 전략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합리적 요금 체계를 마련해 수익 기반을 마련한다.

네이버가 중장기적 커머스 성장 동력으로 선택한 건 커뮤니티 기능이 가미된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이다. 최근 2조3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포쉬마크는 네이버가 5~10년 후를 내다보고 결정한 ‘빅딜’이다. 국내에선 크림이 조금씩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크림 서비스 총 수수료율은 3분기 기준 3%로 전분기대비 1%포인트(p) 인상됐는데, 연내 5% 수준으로 인상한다

미국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는 이미 15달러 이상 상품 거래엔 20% 수수료를 부과하는 모델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은 18억달러로,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 25% 이상 성장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시마크 마케팅 비용은 합리적 수준이며 커뮤니티와 연계를 통한 리텐션(재방문) 증가로 마케팅 의존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커머스 생태계를 확대한다.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대형 광고주에 쏠려있는 광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때 대형 광고주들이 광고예산을 축소할 경우 카카오 실적은 자연스레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가 생각한 건 기업들이 카카오톡을 단순 광고 수단 ‘비용’이 아닌 마케팅 필수 툴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카카오는 톡채널 확대를 통해 중소형 광고주들과 소상공인을 적극 늘린다. 현재 톡채널 중 1000명 이상 친구를 가진 채널 수는 5만7000개, 친구 1000명 이하 톡채널 수는 160만개에 달한다. 톡스토어 안에 7만개 판매자 중에서도 이중 4%인 3000여곳만이 톡채널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카카오는 주요 ECP(쇼핑몰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 연동을 통해 쉽게 싱크를 채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한다. 중소형 광고주들이 불편함을 겪던 점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톡스토어 판매자들이 쉽게 톡채널을 개설하고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 1000명 이상 친구를 가진 톡채널을 30만개까지 늘리고, 이후 입소문으로 50만개 이상 확보한다면 지금과 같은 경기둔화나 비수기 영향을 방어하면서 견조한 매출 수준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