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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컴퍼니’·‘디지코’·‘플랫폼’ 간판 내건 통신3사, ‘탈통신’ 성적표는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가 비(非)통신 부문 매출 증가로 탈(脫)통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5G 포함 무선매출이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가운데, 미디어와 엔터프라이즈 등 비통신 신사업 성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올해 3분기 합산 매출은 14조3217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3%, 4.2%, 0.7%로 집계됐다.

이같은 매출 성과는 전통적인 먹거리인 통신(무선) 사업은 물론 비통신(미디어·엔터프라이즈 등) 사업 성장도 반영된 결과다. 이들은 비통신 영역에서 대체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성장동력을 다졌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은 미디어 사업에서 매출 3956억원을 올려 전년대비 20.6%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매출 378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8.9% 올랐고, 데이터센터 사업은 31.3%, 클라우드 사업은 90.2% 증가율을 보였다.

SK텔레콤의 경우 ‘AI 유니버스’를 의미하는 ‘아이버스(AIVERSE)’ 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자체 구독 플랫폼 ‘T우주’는 3분기 이용자 140만명을 돌파, 누적 상품거래액(GMV)도 4100억원을 달성해 연간 목표인 5500억원에 성큼 다가섰다.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실사용자수(MAU) 257만명으로 성장을 가속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T우주는 3분기 기준 실사용자 140만명을 돌파하고 2030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등 비통신 사업 중 가장 긍정적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3분기 KT는 미디어와 모바일플랫폼 사업을 포함한 ‘디지코 B2C’ 부문에서 5585억원 매출을 내며 전년대비 3.6% 성장했다. 그중 IPTV 사업 성장률은 전년대비 5.8%다. 특히 스카이TV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흥행으로 KT스튜디오지니·나스미디어 등 KT그룹의 콘텐츠 자회사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7% 늘었다.

또한 엔터프라이즈DX, 클라우드·IDC, AI·뉴비즈 사업을 포함한 ‘디지코 B2B’ 부문에선 4829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과 비교해 엔터프라이즈DX는 8.3%, AI·뉴비즈는 14.1% 증가했다. 다만 kt클라우드 설립으로 클라우드·IDC 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80.6% 빠진 탓에 전반적인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무선매출은 성장 둔화기에 진입했지만 텔코 B2B와 디지코 B2B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9.5%, 10.0%로 B2B 부문의 기여가 컸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컨슈머스마트홈(IPTV+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 5905억원 매출을 올리고 전년대비 3.9% 증가를 기록했다. IDC와 솔루션, 기업회선을 더한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은 3745억원으로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보유한 자산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4대 플랫폼 전략은 중장기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통신3사는 각기 AI컴퍼니, 디지코, 플랫폼 기업 등 통신을 넘어서는 영역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연결 기술에 AI를 더해 ‘AI 컴퍼니’로 도약, 2026년 기업가치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후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서 디지코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4대 플랫폼(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 기반의 유플러스 3.0 시대를 열고 오는 2027년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통신사들의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은 약 30% 정도 수준으로, 계속해서 파이를 늘려나갈 여지가 많다”며 “안정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사업 확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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