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공지능’으로 더 똑똑해진 칩… 2023년 40조원 시장, ‘AI 반도체’란?

백승은

- 2020년 15조원, 2023년에는 44조원 시장으로 확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AI 반도체의 중요성도 급부상하고 있다.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20년에는 15조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3년에는 연간 4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모두 AI 반도체 사업에 주력하는 중이다.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네이버, KT 등도 팔을 걷었다. 이에 정부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케이-클라우드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국산 AI 반도체 개발을 2023년부터 2030년까지 7년 동안 총 8262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게 골자다.

단계는 총 3단계다. 1단계에서는 신경망처리장치(NPU) 고도화 및 초기 시장 창출에 집중한다. 2단계는 D램 기반 프로세싱인메모리(PIM)를 세계적 수준의 연산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하고, 3단계에서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활용해 아날로그 곱셈누산기(MAC) 연산 기반 NPU 및 PIM을 개발해 극저전력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국산 AI 반도체 점유율을 80%까지 끌어 올리고, AI 반도체 기술력을 세계 1등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목표 추진을 위해 ‘국산 AI 반도체 기반의 케이-클라우드 얼라이언스’를 구성한다. 주요 기업과 관련 협회, 정부 및 연구기관 등 40여개 기관으로 시작해 앞으로 꾸준히 추가될 예정이다.

◆AI 반도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인고?

AI 반도체를 간략하게 정의하면 ‘AI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AI는 빅데이터를 학습한 후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해내는 기술인데, 이때 데이터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AI 반도체가 사용된다. AI의 두뇌가 AI 반도체라고 이해하면 쉽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한다고 가정해 보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반도체는 촬영하는 피사체가 인물인지 사물인지 구별하고, 그에 적절한 촬영 모드를 조정해 준다. AI 음성 인식 기능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도 응용될 수 있다.

AI 반도체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주문형반도체(ASIC)→뉴로모픽 및 프로세싱인메모리(PIM)로 발전한다.

CPU는 직렬로, GPU는 병렬로 연산을 처리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는 GPU가 CPU보다 빠르게 AI 연산을 처리하지만, 전력 소비가 높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게 FPGA와 ASIC로, AI 연산에 최적화됐다는 특징을 갖췄다.

이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가 뉴로모픽이다. 뉴로모픽은 뇌 구조와 기능을 차용한 반도체로, 많은 신호 중 반드시 필요한 신호만 전달해 효율성이 높다. 다만 아직 상용화 전 단계로, 차세대 반도체 영역으로 여겨진다.

◆네이버 손잡은 삼성전자, SK의 사피온…통신사도 뛰어든다

AI 기술 활용처가 다양해지면서 AI 반도체 시장 몸집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2020년 121억달러(약 15조원)에서 2022년 244억달러(약 31조원), 2023년에는 343억달러(약 44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3년 만에 3배 가까이 확대되는 격이다.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기업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손잡고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AI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2019년에는 네이버 스타트업 양성 조식 D2SF를 거쳐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에 80억원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AI 시스템 데이터 병목 해결 ▲전력 효율 극대화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 개발 등을 목표하고 있다.

통신사 역시 AI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두주자는 SKT다. SKT가 지난 2020년 11월 데이터센터 전용 AI반도체 ‘사피온 X220’를 공개했다. 이후 SK텔레콤·SK스퀘어·SK하이닉스 3사가 뭉쳐 반도체 설립기업(팹리스) ‘SK ICT 연합’을 설립해 사피온을 앞세우고 있다.

KT는 지난 7월 AI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KT와 리벨리온이 협업한 AI 반도체는 내년 3월 첫 공개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향상되며 AI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은 당연한 단계”라며 “최근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하락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AI 반도체는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