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가상자산] 코인 빙하기, 누가 만들었나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상하한선이 없는 코인시장 역시 지난해 말까지 최고점을 찍고 현재 매일 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코인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해 3만 달러선에서 올해 2만 달러 아래를 하회했다. 이는 금리인상으로 빚투족, 영끌족 등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업계 전반적으로 부실함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산 김치코인 대표주자 루나의 몰락부터,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또 위믹스 상장폐지까지 코인은 투기가 아니냐는 시각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넘버원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출금지연 사태 등이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자이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시키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국내 거래소들의 분기 실적은 이러한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근거다.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실적은 올해 3분기 기준 지난 동기 대비 66% 이상났고, 빗썸 또한 마찬가지다. 거기에 오너리스크 등에 휩싸이면서 코인은 불안정하다는 시각에 더 힘을 보태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 루나와 테라 사태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루나와 테라 사태는 시총 50조원이 불과 7일 새 증발한 사태다. 이러한 사태로 명확한 투자자보호와 업권법 관련 법규제가 없었던 코인 시장에 이목이 특히 집중됐다. 법규제를 만들고자 하는 각국 정부의 시계가 빨라진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윤창현 의원과 백혜련 의원이 비슷한 내용의 디지털가상자산법을 발의했고, 통과를 준비 중이다. 투자자보호를 중심으로 가상자산거래소 투자자보호 역할과 구체적 방법론 등이 담겼다. 이는 하루가 다르게 속출하는 여러 디파이 업체나 FTX 추락 등을 통해 조속히 업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세력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테라 프로젝트의 몰락, 코인판 리먼브라더스의 시작
금리인상 기조 속 가상자산 시장을 급속히 얼어붙게 만든 사태로는 단연코 테라와 자매코인 루나 몰락을 꼽을 수 있다.
테라 가격을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루나 토큰이 약 7일 만에 최고가 대비 99% 하락해 거의 0원에 가까운 가격에 수렴했고, 바이낸스를 비롯해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됐다. 이를 두고 국내외 유명 방송 및 언론사는 과거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에 빗대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이와 같은 핵폭탄급 이슈가 촉발된 이유는 금리하락 속 루나와 연동돼 가격을 지지했던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 가격이 1달러보다 낮아진 데서부터 시작됐다. 스테이블코인 특성상 1달러에 고정되지 못하면 알고리즘 이상으로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담보가 아닌 알고리즘으로 1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UST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테라는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UST 수요를 지속해서 발생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UST를 매수해 앵커에 예치하면 19.5% 이자율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매력적인 이자율로 UST 수요는 커졌다. 예치자가 UST를 맡기면, 대출자는 루나나 이더리움(ETH)와 같은 가상자산을 유동화 시켜 담보로 삼고 대출하면서 끊임없이 UST와 루나의 공급과 수요를 일으켰다.
하지만 UST 가격이 떨어지고 디페깅 현상이 나타나자, UST 신뢰를 잃은 투자자들이 앵커 예치금을 대거 회수하는 등 뱅크런 나타나면서 생태계가 회복되기 힘들도록 붕괴된 것이다.
◆국내 대표 프로젝트 위기 '위믹스'
테라에 이어 위믹스도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부정확한 유통물량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올해 1월 초 거래소에 10월 말까지 예상 유통량을 2억4596만6797위믹스라고 했지만, 10월 25일 기준 실제 유통량이 3억1842만1502위믹스로 무려 7245만4705위믹스 차이가 발생하면서 생긴 문제였다.
위믹스는 인넷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풀 공급(2500만), 차입을 위한 예치(3580만), 에코 시스템 확장 및 운영(1165만4705)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밝혔다.
하지만, 2번의 투자유의종목 재연장 끝에 거래정지 결정이 났고, 이에 위메이드는 각 거래소를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냈다. 그럼에도 법원이 끝내 기각하면서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됐다. 위믹스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지 7주 만에 난 결정이었다.
유통량 문제의 큰 원인은 코코아파이낸스에 맡긴 위믹스 담보의 존재였다. 코코아파이낸스로부터 대출받기 위해 3580만 개가 코코아파이낸스에 예치됐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는 투자유의종목 지정 기간 코코아파이낸스 담보대여금을 전액상환하면서 위믹스를 되찾아오는 등 방법을 취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당장 법원 결정을 받아들이지만, 향후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인 지닥에도 위믹스는 BTC, ETH 마켓에 상장시키며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3위 가상자산거래소 FTX 몰락
올해 가상자산거래소 FTX 몰락도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FTX는 가상자산 현물과 선물, 공매도 등 모든 투자가 가능한 거래소였다. 지난 11일 대규모 인출 사태로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FTX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원인은 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한 FTX 자체 코인 FTT를 전량 매도한다고 선언한 뒤 뱅크런이 벌어져 치명타를 맞았기 때문이었다.
바이낸스가 FTT 전량 매도를 결정한 것은 FTX의 부실 운영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언론에서 FTX가 FTT를 담보 삼아 거액을 대출받고, 다시 그 돈으로 FTT를 사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다고 의혹이 나오자 부실자산으로 판단하고 발을 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FTT를 초기 매수해 이익을 내왔던 FTX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가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자 대출금 상환 압박에 시달렸고, 이에 FTX가 알라메다리서치 유동성 지원에 상당 부분 사용했다고 알려지면서 붕괴 환경이 조성됐다. 대략 금액은 약 21조8000억원에서 60%에 해당하는 부분이 알라메다리서치에 수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FTX로부터 자산을 빼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뱅크런이 나타났고, FTX 준비금이 고갈되면서 파산까지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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