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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스포츠 중계권…OTT 새 수익원 될까 [IT클로즈업]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내외 미디어 시장에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정팬층이 확실한 스포츠 콘텐츠 확보를 통해 구독자를 늘리는 동시에, 광고매출로 수익을 이원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가 지난해 내셔널풋볼리그(NFL) 경기 중계권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미국에선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디어기업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유튜브는 NFL과 2023년 시즌부터 7년 동안 매년 평균 20억달러(약 2조4766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NFL 일요일 경기 중계권을 획득했다. 여기에는 일정 기준을 넘기면 추가 대금을 납부하는 옵션도 포함됐다. 당시 NFL 로저 구델 커미셔너는 “이번 계약은 젊은 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며 “선데이 티켓이 유튜브로 이전함에 따라 유튜브 구독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스포츠 중계권에 관심을 보인 것은 유튜브 뿐만이 아니었다. 중계권 입찰을 두고 마지막까지 겨룬 업체가 아마존과 ESPN 등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과 ESPN 모두 자체 OTT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해 OTT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중계권을 비롯해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미디어 기업들의 노력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미국 케이블TV사인 리버티 미디어(Liberty media)는 포뮬러원(F1) 그룹을 아예 인수하기도 했다. F1은 FIA F1 월드 챔피언십(FIA F1 One World Championship)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리버티 미디어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오리지널 시리즈 ‘F1,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 제작에 돌입, 지난해 시즌4를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1년간 국내에서도 OTT를 중심으로 치열한 중계권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이전까지 스포츠 중계권은 지상파3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쿠팡플레이가 지난 3월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최종예선 9·10차전을 생중계하는가 하면 세계 4대 격투기 대회로 꼽히는 ONE 챔피언십의 ‘ONE X(원 엑스)’ 대회 전 경기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티빙 역시 출범 후 1년 간 유로2020, 분데스리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토트넘 경기를, 지난해에는 2022 AFC 여자아시안컵과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등을 독점 생중계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국내외 미디어 기업들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집중하는 배경엔 가입자 이탈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OTT의 경우 수백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더라도 공개 당시에만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뿐, 한 달이 안 돼 빠져나가 콘텐츠 투자액 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스포츠 콘텐츠는 기존 가입자를 락인(Lock-in·잠금) 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콘텐츠의 경우 경기를 챙겨서 시청하는 고정 시청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경우 스포츠 중계가 없어 국내 OTT들이 다채로운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기업들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이 올해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광고 수익이다. 현재 국내 미디어 기업들, 특히 OTT의 경우 수익원이 구독료로 한정된 가운데 스포츠 중계권을 통해 이원화된 수익구조를 가져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일부 OTT는 중계시 지상파 광고를 송출하는 것이 아닌 대체 광고를 진행해 광고 수익을 이미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OTT 시장이 가입자 구독 시장에서 광고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광고의 경쟁력은 실시간 방송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OTT의 콘텐츠는 대부분이 주문형비디오(VOD)인 상황에서 스포츠 중계권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대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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