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반도체 혹한기…SK하이닉스, “올해 투자 절반 감축, 추가 감산은 없어”
- 업계 재고 수준 사실상 사상 최대
- 올해 투자 예상액 9조5000억원…“더 이상 감산 계획없다”
- EUV 장비, 1anm 공정 이어 1bnm, 1cnm에도 점진적 투입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한파에 역대급 ‘충격 실적(어닝 쇼크)’을 기록하며 작년 4분기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전년대비 투자 금액을 절반 줄이며 허리띠를 조인다. 그러면서도 현재 단계에서는 지난해 발표한 감산 계획에서 추가 감축 예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일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 7조6986억 원, 영업손실 1조7012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8%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2022년 한 해 매출액은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4% 상승, 영업이익은 44% 하락했다.
◆업계 재고 ‘사상 최대’…올해 투자 예상액 9조5000원, “추가 축소 계획은 없어”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우현 부사장은 “2022년 한 해로 보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 속에서도 전년대비 1조7000억원 증가한 매출을 기록했다”며 “D램은 PC 및 서버 전용 고용량 제품 판매를 확대했고, DDR5와 HBM 등 성장 분야 제품 인증 및 판매를 강화하고 176단 낸드 양산 전개, 데이터센터 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객군을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그러면서도 “하반기 물가가 크게 올라가고 소비가 얼어붙으며 시장 둔화가 빨라졌고 이에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라며 실적 부진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주요 공급업체들은 계획된 투자 금액을 축소하는 등 가동률을 조정했음에도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며 재고가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전반적인 고객 재고 수준은 2019년 반도체 다운턴 당시와 비슷하다.
공급사 재고까지 합치면 업계 재고 수준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스마트폰 관련 모바일 분야 재고가 상대적으로 낮고, 서버 분야가 상대적으로 높다.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대비해 이미 지난해 3분기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2023년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는 전년 19조원보다 50% 이상 줄어든 수준으로 단행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추가 축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우현 부사장은 “올해 투자 규모는 2019년도 시설투자액(CAPEX) 규모는 전년대비 50% 축소해 집행할 계획”이라면서도 “이미 적정 수준으로 축소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추가 투자 감축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큰 규모의 투자 축소로 볼 수도 있지만 이미 DDR5와 HBM3, 원가 경쟁력을 갖춘 1anm D램과 176단 기반 낸드 등 제품을 통한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투자 축소로 인한 팹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김우현 부사장은 “주력 제품인 1anm D램과 176단 낸드가 성숙 수요에 도달했고, 신제품도 수율 안정화를 달성했다”라며 “투자 축소로 인한 SK하이닉스의 첨단 사업 비중 변화 등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UV 장비, 1anm 공정부터 1bnm, 1cnm까지 순차 적용…“챗GPT, 중장기적 성장 엔진”
이날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장비 적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UV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활용되는 장비다. 현재 1anm 공정 중 원가절감 효과가 가장 큰 공정에 우선해 EUV를 활용하고 있다. 이후 1bnm, 1cnm 등에 EUV를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그간 EUV의 높은 투자 비용 상황을 고려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집중해 왔고,이에 현재 당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EUV 생산성을 확보한 상태”라며 “앞으로 EUV 적용 공정을 1bnm, 1cnm 등으로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오픈AI의 대화형 서비스 ‘챗GPT’의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가 확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빠른 속도와 많은 용량을 지원하는, 병렬 처리를 위한 고성능 D램 및 고성능 컴퓨테이셔널 스토리지 디바이스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이 메모리 아키텍처 전환을 이끌며 중장기적인 성장 엔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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