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전기차 배터리때문에 고래 멸종될수도" ... 심해 광물 채굴 위험성 제기

신제인
-그린피스 “채굴 소음, 고래 의사소통과 탐색 초음파 방해”
-채굴 업체측 “신빙성 없어”...ISA, 이르면 올여름 채굴 승인

혹등고래 (사진=픽사베이)
혹등고래 (사진=픽사베이)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전기 배터리의 핵심 원료가 되는 니켈, 코발트 등 광물들을 해저에서 채굴하는 과정이 고래 생태계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전기 배터리를 만들지만 정작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생태계 파괴를 낳을 수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로이터는 최근 '프런티어 인 마린 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 저널에 발표된 그린피스의 연구를 인용, 심해 채굴 시 발생하는 소음이 고래의 지형 탐색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채굴 작업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고래의 의사소통 주파수와 겹친다. 특히 어미 혹등고래의 경우 일반적으로 발성이 크지 않아 외부에서 소음이 발생하게 되면 어미 뒤를 따라오던 새끼들이 길을 잃을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공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UN 산하인 국제해저기구(ISA)가 이르면 올 여름 심해 채굴을 승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승인이 나면 채굴 업체들은 ISA가 이미 탐사 허가를 내준 북태평양 해양지역의 클라리온 클리퍼턴 구역에서 채굴 작업을 추진하게 된다. 해당 구역은 멸종위기에 처한 대왕고래를 포함해 약 22~30종의 고래들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심해 채굴 업체 중 하나인 메탈스 컴퍼니의 환경 매니저 마이클 클라크 박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연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그린피스의 논문은 순전히 투기적이다. 현장 데이터가 전혀 없고, 업계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반대론자들이 연구 자금을 지원한다”라고 주장하며 연구의 신빙성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채굴 소음이 진정으로 고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연구하고자 3년간 외부 연구원들과 협력해 음향데이터를 수집 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이며 향후 ‘보다 공정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것을 암시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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