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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나선 네이버-카카오, 올해 주총 키워드는?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주총회가 임박했다.

네이버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카카오는 오는 28일 오전 9시 제주도 제주시 스페이스닷원에서 주주총회를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양사 모두 경기불황 속에서 이사 보수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섰지만, 이사회 구성에선 다른 노선을 보여줬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취임 1년째인 만큼, 안정적 경영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었다.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 후속 조치로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면서, 이사회에도 변화를 맞았다.

◆네이버-카카오, 이사회 보수 얼마나 줄였나?=전세계 경기침체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도 긴축재정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이는 안건을 공통으로 상정한다.

네이버는 이사 보수 총액 또는 최고한도액을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는 안건을 올렸다. 네이버는 2014년 이사 수를 7명으로 정한 후, 현재까지 150억원 보수 한도를 유지해왔다. 물론, 지난해 집행된 금액은 40억원으로, 실제 한도에 달할 정도로 보수를 지급한 경우는 없었다.

지난해 네이버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역성장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8조2201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줄었다. 이에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핵심 사업 매출 가이던스 제시는 어렵지만 최소한 역성장을 방어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꾀하기로 한 것이다.

역성장을 피해가지 못한 건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이에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보수 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을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카카오 또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이사 수는 7명으로 동일하다. 지난해 집행된 이사 보수 총액은 76억7038만원이었다.

또한, 카카오는 퇴직금 지급 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임기 중 이사가 ▲주총 해임 결의로 퇴임 ▲회사 명예에 손상,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경우 ▲임직원 재임 중 직무 관련 벌금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사가 직무 관련 수사를 받거나 기소된 상태에서 퇴임한다면, 무혐의‧무죄 또는 벌금형 미만 형이 확정될 때까지 퇴직금 지급을 유예할 수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홍은택 대표에게 스톡옵션 5만주를 부여하고 퇴직금 지급률을 3배수로 설정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을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 상태에서, 대표에게만 과도한 보상을 한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홍은택 대표는 직접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에 사과하고, 퇴직금 지급률 인상은 후임 대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안정‘ 택한 네이버 이사회, 변대규 의장 체제 지속=네이버 이사회는 변대규 의장 체제를 9년간 지속할 전망이다. 외부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선임된 후 최수연 대표 취임 1년째를 맞았다. 변화보다는 네이버 경영활동 안정에 초점을 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네이버는 이번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변대규 의장 재선임건을 요구한다. 이번에 재선임 안건이 통과된다면, 변 의장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의장직에서 물러난 지난 2017년 3월부터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해 왔다. 변대규 의장은 네이버에서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현재 변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 내에서 리더십‧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ESG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는 “변 의장은 벤처 1세대로서 진취적인 벤처 정신과 해외진출 추진력, 글로벌 기업을 키워 낸 역량을 높이 평가 받아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으며, 다양한 사내‧사외이사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네이버 이사회가 발전하는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축적된 사업 능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문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네이버의 중요한 축”이라며 “글로벌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해 재선임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카카오 이사회 ’변화‘, 배재현‧정신아 투자전문가 앞으로=반면, 카카오는 변화를 준비했다.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 전환 후 첫 주총으로, 이사회 구성도 일부 달라졌다. 남궁훈 전 대표가 사임하고,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카카오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카카오 이사회는 총 7명으로 확정됐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사외이사 안건 등이 통과되면 카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홍은택 대표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대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 사외이사 4인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자문파트 파트너 변호사 ▲윤석 윤앤코 대표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할 인물은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대표다. 지난 1월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공로를 인정받아, 배 대표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배 대표는 자본 유치‧투자 측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카카오 글로벌시장 진출‧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등 기업가치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카카오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등 다방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타비상무이사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투자 전략 수립과 IT 스타트업 투자 발굴에 기여한 인물이다. 투자 관련 전문가 2명을 이사회에 전진배치한 만큼, 카카오가 ’비욘드 코리아‘에 걸맞는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카카오는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자문파트 파트너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신선경 변호사는 국내 변호사 자격을 비롯해, 스탠퍼드대학교 로스쿨 법학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법률 전문가다. 기업지배구조와 금융에 대한 기업 법률 자문 경험을 20년 이상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신선경 후보는 급격한 성장과 신규 사업 확대에 따른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대응할 수 있도록 조언할 수 있다”며 “선진적 거버넌스 체계 수립 및 윤리 경영,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차원에서 기업 경영 전반과 이사회 안건에 대해 법률적 식견과 전문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음반·음악영상물제작업’을 신규 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하는 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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