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학교폭력 피해자, 주변 인물에 대해 가해자가 끈질긴 괴롭히는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사회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 고등학교 2학년부터 기록되는 학폭 기록이 대학교 입시에 대폭 반영되는 등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전날(26일)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전국 196개 회원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취합,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 수능 위주 전형에서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등 21개교가 학폭 조치를 반영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일 교육부는 오는 2026학년도부터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조치가 의무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4년대 대학들이 1년 먼저 자발적으로 학폭 조치에 반영시키게다는 것이다.
부모님까지 모욕하는 가해자에 고통받는 표예림 씨
‘현실판 더 글로리’로 불리고 있는 표예림 씨는 최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표 씨의 극단적 선택을 부른 것은 학폭 가해자가 올린 동영상이었다.
지난 24일 표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동영상을 통해 가해자는 해당 없는 저희 부모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했다”며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것을 잘 알지만 영상의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고 판단해 충동적으로 자해했다”라고 고백했다.
특히 “자식으로서 모욕죄에 성립되는지 법률 상담을 통해 형사소송으로 대응할 것이다. 민형사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할 것”이라며 “개인 빚을 지더라도 진행할 것이며 선처, 합의도 없다”라고 말했다.
학폭 상담하는 교사까지 때리는 학생
지난 25일에는 학교폭력 상담을 받던 A군이 담임 여교사와 교장을 향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서울 성남중원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A군은 담임 여고사 B씨에게 다른 반 학생과 싸운 것에 대해 학폭 상담을 받던 중, 폭행을 저질렀다. 우산으로 B씨를 때려 눈 주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혔다.
A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던 중 교장을 향해 던졌다. 다행히 교장은 다치지 않았다. A군 부모는 경찰 측에 “A군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말했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사회적 처분, 대학입시부터 시작
학폭 가해자들이 성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반드시 사회적 처벌이 따라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교육부와 대학이 똘똘 뭉쳤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는 대학 자율로, 2026학년도부터는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징계 기록을 반영한다”고 발표한 이후 각 대학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 학폭 기록을 반영하는 대학은 감리교신학대, 서울대, 세종대, 진주교대, 홍익대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서울대, 세종대, 진주교대, 홍익대 외에도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북대, 경일대, 계명대, 고려대, 고려대(세종), 국민대, 대전가톨릭대, 부산대, 서울시립대, 아신대, 장로회신학대, 전북대, 전주교대, 한양대가 정시에서 학폭 기록을 반영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등 112개교가 학폭 징계 기록을 반영하기로 했다.
다만 학폭 기록 반영에 대한 기준이 협의되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사회적 공분은 이해하면서도 재수하는 학생들과의 형평성, 학폭 기록 반영 기준 등이 들쑥날쑥한 상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입시에 혼선을 일으키지 않도록 보다 세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