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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모기송 챌린지·에스파가 쓴 Y2K 감성 필터…전부 이 손에서 탄생

이나연

‘핫’ 뜨거운 ‘랜선인싸’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랜선인싸는 온라인 연결을 뜻하는 ‘랜선’과 무리 내에서 잘 어울리고 존재감이 뚜렷한 사람을 일컫는 ‘인싸’를 합친 말입니다. <디지털데일리>가 독자를 대신해 여러 분야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랜선인싸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습니다. 영상이 아닌 글로 만나는 인싸 열전을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지난해 여름 틱톡을 강타한 ‘모기송 챌린지’부터 유명 아이돌들이 올리는 영상처럼 좀 알려졌다 싶은 숏폼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콘텐츠 본연의 매력을 살리는 필터 효과가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틱톡에서는 사용자 간 #필터, #필터추천 해시태그와 함께 필터를 활용해 촬영한 영상을 만들어 공유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틱톡에 따르면 #필터추천 해시태그 영상 수 증가율은 2021년 9월 대비 지난해 559% 성장했다. 틱톡 외에도 메타·스냅챗·스노우 등 많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플랫폼은 증가현실(AR) 필터 제작을 지원하는 제작 툴을 제공 중이다.

필터 효과 성장세에 주목해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지난해 틱톡 필터 제작 프로그램 이펙트하우스에서 가장 많은 필터를 발행한 필터 크리에이터 ‘베리’<사진>는 트렌드 읽기에 능하다. 모기송 챌린지에 쓰인 모기 필터와 에스파와 전소미 같은 인기 아이돌이 자주 쓰면서 유명해진 ‘블러 익스포셔(blur exposure)’ 필터를 제작했다.

모기 필터는 모기 눈과 침이 얼굴에 달리는 효과로, 사용자를 마치 모기 얼굴처럼 만들어 주는 스티커다. 작년 여름 내내 틱톡에서 유행한 모기송을 겨냥해 만들었다. 특유의 몽환적인 색감으로 이른바 ‘사기 필터’로 불리는 블러 익스포셔 필터는 밝은 화면에 흐림 효과를 준 것이 특징이다.

“이펙트하우스가 출시된 이후 틱톡 필터 크리에이터 수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만들어지는 필터 양도 많아졌는데 여전히 제 필터를 사용하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필터 제작을 해볼까 말까 망설여진다면, 생각 이상으로 재미있고 보람 있는 경험을 하게 될 수 있으니 꼭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숏폼 필터 크리에이터 베리와의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SNS 필터 크리에이터 ‘베리’로 활동 중인 24세 이승현이라고 합니다. 긍정적인 의미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던 인스타그램 아이디 ‘베리베리러브유(berryveryloveyou)’ 일부를 따서 활동명을 베리로 정했습니다.

Q. 언제부터 필터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했나요?

▲저는 지난 2021년부터 인스타그램 필터를 제작하고 있었는데요. 2022년 5월쯤 틱톡 측에서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필터 제작 프로그램 ‘이펙트하우스’ 출시 소식을 전해주셨어요. 틱톡 필터도 제작하고 싶었던 터라 망설임 없이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Q. 틱톡 크리에이터와 틱톡 ‘필터’ 크리에이터는 창작 과정이나 방식 등에 있어 어떤 차이가 있나요?

▲틱톡 크리에이터는 각자 운영하는 채널 성격에 맞는 다양한 소재를 영상에 담아 전달하는 반면, 틱톡 필터 크리에이터는 크리에이터나 일반 이용자가 틱톡 영상을 촬영할 때 사용하는 카메라 필터를 제작합니다. 틱톡 크리에이터와 틱톡 필터 크리에이터는 창작하는 대상에 차이가 있어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다릅니다. 틱톡 크리에이터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자기 영상을 제작하지만, 틱톡 필터 크리에이터는 반드시 ‘이펙트하우스’라는 틱톡 필터 제작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필터를 제작하고 발행할 수 있죠.

Q. 롱폼과 다른 숏폼만의 특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또 숏폼에 필터를 접목했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는 어떤 게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영상 도달을 늘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소 3분 이상 긴 시간을 뺏어야 하는 롱폼과 달리 숏폼은 한 영상이 15초에서 30초 사이로 비교적 짧은 시간을 확보하면 됩니다. 즉, 같은 시간 롱폼에 비해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죠. 숏폼에 접목되는 필터는 그렇지 않은 콘텐츠에 비해 더 많은 사용량을 띕니다. 저는 필터를 제작하며 사용자 피드백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숏폼 영상 댓글 기능을 통해 피드백뿐 아니라 응원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틱톡은 지난해 4월부터 틱톡 필터를 제작해 틱톡에 올리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이펙트하우스’라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죠. 이펙트하우스 크리에이터로서 지금까지 필터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펙트하우스가 출시된 직후부터 틱톡 필터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필터를 통해 얻은 수익 규모를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수익 덕분에 여유가 생겨 대학생 때부터 수년간 했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작업시간을 더 늘릴 수 있게 됐습니다.

Q. 베리님은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틱톡 필터를 발행한 크리에이터이기도 합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 고민이 많을 듯한데, 관련 소재는 주로 어디에서 찾나요?

▲저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필터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주로 제 숏폼 영상에 필터 사용자들이 남긴 댓글 중 필터 요청 내용에 주목하죠. 틱톡을 많이 보며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구독해 읽는 온라인 트렌드 레터와 매거진에서 종종 소재를 얻기도 합니다. 그 외에는 개인적으로 관심 많은 분야인 케이팝 아티스트 스타일링이나 특징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Q. 대표적인 편집 효과로는 뷰티 필터(블러 익스포셔)와 트렌드 필터(모기송 필터)가 있죠. 어떤 점이 이들 필터 인기 요인이라고 보나요?

▲틱톡 고노출 뷰티필터 중에는 blur exposure가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달 기준 이 필터로 촬영된 틱톡 영상들 조회수 총합은 50억회에 달하죠. 전반적으로 후레쉬를 비춘 것처럼 노출량이 많아 화면이 밝게 나오며, 흐림(blur) 효과를 주어 화질이 좋지 않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작년부터 ‘Y2K(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스타일이 재유행하면서 2000년대 초반 저화질 촬영방식 인기와 함께 이 필터가 주목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파, 비비지, 전소미 등 유명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해당 필터를 사용해 틱톡 영상을 올린 것도 유행에 일조했죠.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새롭게 도전하려는 필터 종류라던가, 크리에이터로서 목표하는 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팔로워가 많이 늘어난 만큼, 더 많이 공부해서 앞으로 더 나은 필터와 다양한 종류 필터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3차원(3D) 로고나 배경화면 등 입체적인 디자인이 유행해서 저도 3D 디자인 프로그램을 틈틈이 공부해 필터 제작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분이 제 필터를 사용했으면 좋겠고, 필터 크리에이터로서 올해 상반기에 틱톡에서 팔로워 10만명을 달성하고 싶습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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