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韓 디지털 전환 KT가 이끈다…“내부 클라우드 역량이 경쟁력 밑천”

백지영 기자

지난해 사내 13종 주요 IT서비스 클라우드 전환, 외부 수주 활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T는 지난해 사내 주요 IT서비스 13종의 클라우드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메세징 플랫폼과 알뜰폰(MVNO) 대고객 채널서비스,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의 서비스가 클라우드 전환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KT는 비용절감과 함께 민첩성과 생산성을 확보했고, 더 나아가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을 구축하며 기업은 물론 공공부문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영업전산시스템(KOS)이나 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과 같은 대형 플랫폼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통해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2010년 국내 최초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DX유형별 맞춤 서비스

KT는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1년엔 사내 클라우드(IPC) 구축했으며, 2017년부터는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으로 신규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 체계를 정착했다. 이어 2019년 이후 ‘클라우드 머스트’로 클라우드 기반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내 주요 IT 서비스 13종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클라우드 TR(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10개월 간 진행했다. 이는 단순히 클라우르도 전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고객 디지털 전환(DX)을 해결하기 위한 성공적인 레퍼런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뤄졌다.

이와 관련, KT IT전략기획팀 주석훈 팀장은 “네비게이션과 같은 GIS나 API 게이트웨이, MVNO 등 대고객 서비스가 대부분”이라며 “2019년 이후 새롭게 런칭하는 서비스는 클라우드로 구축하고 있으나 팬데믹 이후 고객사 DX 니즈가 늘어나면서 클라우드 TR을 주요 이니셔티브로 가져가게 됐다”며 프로젝트 배경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트래픽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은 메세징 플랫폼의 경우, 클라우드를 적용해 확장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대비 더 적은 규모의 인프라만으로도 성능을 최대 20배까지 향상시켜 서비스 안정성을 높였다. 특히 기술지원 만료를 앞둔 노후 라이선스를 대체해 불필요한 라이선스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MVNO 고객센터 업무 지원에도 클라우드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였다. 최근 알뜰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고객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통신사 고객센터에 비해 온라인 채널이나 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고객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기존 KT 고객센터를 기반으로 MVNO사업자의 통합 대고객 채널 서비스를 클라우드로 구축해 CS 업무처리 속도를 높였다. 현재는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25개 사업자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추후 통합 고객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알뜰폰 사업자가 더 많아져도 추가 개발이나 큰 비용부담 없이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KT컨소시엄은 지난해 차세대 지능형 SDDC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설계 보고회 [사진=KT]
KT컨소시엄은 지난해 차세대 지능형 SDDC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설계 보고회 [사진=KT]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 ‘밀키트’로 민간·공공사업 수주 성공

이같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는 B2B 클라우드 상품에 적용하는 한편,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까지 도출하며 민간기업은 물론 공공사업 수주까지 이어졌다.

KT는 지난해 7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업무시스템을 멀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여기에는 KT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이 적용됐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로의 전환도 함께 이뤄졌다.

또, 같은해 9월엔 ‘차세대 지능형 SDDC(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구축사업’과 12월 ‘행정안전부 대구센터 클라우드 전산환경 구축사업’ 등을 수주하며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DIDC에는 클라우드에 특화된 지능형 클라우드 보안체계(CSPM)를 적용하고, 클라우드 특성을 반영한 클라우드-레거시 영역 통합운영 관리 시스템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KT IT아키텍처컨설팅 TF 이은철 팀장은 “사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클라우드 방법론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며 “프로세스도 중요하지만 툴이나 탬플릿, 자동화 솔루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이기종 DB의 경우 자동화 툴을 적용해 오라클에서 MySQL이나 큐브리드 등으로 손쉽게 전환하는 것은 KT의 강점 중 하나다.

KT는 이같은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을 ‘KT 클라우드 밀키트(MealKit ; Migration Easy and Agile Leading Methodology Kit)’라 부른다. 밀키트가 재료와 레시피 기준으로 맛있는 요리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 내는 것처럼 ‘KT 밀키트’ 역시 프로세스와 탬플릿, 자동화된 툴을 이용해 보다 쉽고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해준다.

이 팀장은 “고객 시스템 진단을 통해 어떻게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지 제시하고, 비즈니스와 기술 관점의 진단을 통해 단계별 활동과 작업의 프로세스 정의, 역할과 기법 등 체계적인 전략을 제공한다”며 “지난 2021년 구축한 클라우드 밀키트는 최근 ‘2.0’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KT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 [사진=KT]
KT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 [사진=KT]

◆“클라우드는 IT플랫폼 현대화 필수요소”

결과적으로 KT 내부 IT서비스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는 ‘KT 클라우드 전환 방법론 고도화’로 정리돼 고객 비즈니스의 DX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KT의 클라우드 TR을 직접 수행한 KT IT BDO 그룹 박치만 팀장은 “개발자 입장에선 자동화를 통해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운영부서는 장애나 성능제어 등의 부담에서 해방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성능개선이나 기능구현과 같은 서비스 업그레이드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KT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사업자의 경우, 기존에 고객이 접속하는 앱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적용해 성능이나 기능구현 등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최근 비즈니스 속도가 빨라지다보니 클라우드 전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KT는 올해는 내부의 대형 플랫폼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쉽게 말해 구축한지 십수년이 지난 레거시 시스템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주석훈 팀장은 “예를 들어 지난 2002년 구축된 통합고객정보시스템(ICIS)의 경우, 아직도 유닉스 기반”이라며 “클라우드라는 기술혁신을 매개로 지속적으로 내부 IT플랫폼 현대화를 추진하는 한편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와 기업의 디지털 혁신을 돕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