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2차전지 민관협의체' 출범...과기정통부 "R&D 적극 지원, 원천기술 확보 힘 싣겠다"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 2차전지 민관협의체'를 출범했다. 협의체는 우선 각계의 소통과 교류를 주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동시에 민간의 수요와 의견을 경청한 2차전지 R&D(연구개발)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에는 산학연 대표기관으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한국전기화학회 ▲한국공업화학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참석했다. 주요 기업으론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관련 대학및 연구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총 100여명이 이번 출범식 현장을 찾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번 협의체 출범은 2차전지를 둘러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이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을 띈다.
정부는 앞서 올해 초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시작으로 신선장 4.0 전략 중 하나로 지난 4월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3대 주력기술 분야 초격차 R&D 전략을 발표했다. 후속조치로 5월과 6월에 각각 반도체, 디스플레이 민관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번 2차전지 협의체 구성은 그 연장선상이다.
협의체는 소통 주선과 민간 수요 청취는 물론 이에 근거한 신사업 기획과 정책 및 사업 계획 공유, 인력양성과 국제협력 기반 조성도 담당한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기업과 협회, 학계와 학회 등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폭넓은 소통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협의체는 소통의 벽을 허물고 서로 간의 필요가 더욱 폭넓게 공유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장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국내 2차전지 분야에서 차세대 유망 원천기술의 선행 개발 및 발굴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현재 삼원계 하이니켈 분야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에선 이미 미래 차세대 전지 선점 연구가 심화되고 있다. 정부도 나트륨전지, 수계 아연전지를 비롯해 가까운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전지 이후의 미래 전지도 미리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동시에 2차전지 기업 진흥 및 육성, 주요 규제 관련 정책은 기존처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한다.
협약식 이후에는 과기정통부에서 직접 '차세대 2차전지 R&D 추진방향'을 소개했다.
이주은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과 과장은 "과기정통부는 그간 기초 사업이나 나노소재 사업 위주로 2차전지 산업을 지원해왔지만 향후에는 원천기술 확보를 돕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로드맵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혁신적인 수준의 성능 효율 향상을 위해 차세대 전지 소재 및 관련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안정성과 내구성 향상을 위한 고체전해질 및 비(非) 리튬 기반 차세대 전지 소재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다 저렴하게 국내 조달이 가능한 2차전지 원료와 소재 개발 지원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다.
이어 국내 2차전지 분야 권위자인 선양국 한양대 교수가 '미래를 저장하는 기술, 차세대 2차전지'를 주제로 발표하고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전지개발센터장의 '차세대 전지 개발현황' 발표도 이어졌다.
이날 엘타워에서는 정부 지원 2차전지 연구 성과를 국민에 알리고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2차전지 성과 전시회'도 함께 개최됐다.
전시회에는 한국화학연구원의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온전지 핵심 소재 기술 ▲고용량‧고안전성 리튬황전지용 핵심소재기술 ▲고용량‧고안전성 전고체전지 핵심 소재기술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초고안정성 전고체전지 핵심기술 개발 및 대면적 전고체전지 기술 ▲소금을 활용한 초저가형 소듐(나트륨)이온전지기술, 한국전기연구원의 ▲차세대 전고체전지 및 리튬황전지 소재‧전극‧셀 제조 기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전기자동차(EV)용 전고체 이차전지 성능 향상 ▲재생에너지 변동성 제어가 가능한 저가 장주기 플로우배터리 ESS, 포항공과대학교의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리튬 금속 이차전지 기술 등의 성과 등이 전시됐다.
출범식 전에 전시장을 찾은 이 장관은 각 부스마다 직접 설명을 듣고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전고체전지를 관람할 땐 "가위로 잘라도 불이 붙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최근 IT 융복합, 전동화 추세로 일상 외 산업 전 분야에서 배터리 활용이 증가되는 추세"라며 "오늘 차세대 2차전지 민관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정부와 산학연 주요 기관이 상시적이고 지속 협력해 2030년 차세대 전지 1등 국가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산학연 모두 이번 협의체 출범을 굉장히 감사하고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출범식을 계기로 정부 출연연들도 산업계와 더욱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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