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보물 아닌 정보덩어리…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협력 부담 있다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배터리 회사들이 많은 리사이클(재활용) 업체와 협력하긴 어렵다. 배터리 스크랩(Scrap, 폐기물)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데, 이게 널리 공개되는 건 제조사 입장에서 부담이다.”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SNE 리서치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의 첫 발표자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주제로 다양한 시장 전망을 제시했다.
리사이클링은 ‘재활용’이란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배터리 시장에선 주로 사용 후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주요 양극재 소재 등을 회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은 대개 희소하고 비싼 경우가 많고, 한정된 매장량 대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리사이클 기술은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SNE리서치는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재활용 시장 규모가 2040년 2000억달러(약 252조7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2030년 전세계 폐전기차 규모는 411만대에서 2040년엔 4227대로 10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폐배터리 발생량도 338GWh에서 3339GWh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2040년에는 배터리 리사이클링으로 600만톤 이상의 리튬, 니켈 등의 재활용 금속들이 추출될 전망이다. 한화로 263조원 수준의 천문학적 규모다.
리사이클링에 필요한 폐배터리 스크랩은 향후 10년간 폐전기차보단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회사들이 제조 공장을 짓고 수율을 안정화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이 과정에서 스크랩은 초기에 20~30%까지 발생하다 안정화 이후에는 5% 정도까지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배터리 공장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 규모가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고, 배터리 제조사들도 리사이클 공장이 많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주요 제조사들과 협력 가능한 리사이클링 업체는 소수일 수 있다. 김 부사장이 앞서 말한대로 스크랩에는 배터리 원소재 정보 등 제조사 입장에서 민감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돼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리사이클링 업체는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협력사와 장기계약을 맺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에서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 공정은 열과 물리력을 활용하는 건식과 용액을 사용하는 습식, 그리고 다이렉트 방식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다이렉트 방식은 주로 사용 후 양극재에서 리튬을 다시 공급해 바로 쓰는 방법으로 비용이 가장 저렴하지만, 아직 대부분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선 현재 습식공정을 주로 활용한다. 건식은 초기 투자비가 높고 코발트와 니켈 외 추출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습식은 별도의 전처리와 폐수 정화시설이 필요하지만 리튬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을 회수할 수 있다. 핵심은 전지 내 함유량이 높은 리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회수하는지다. 리튬은 화학적으로 다루기 어려우면서 가격이 비싸 현재도 배터리 판가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광물이다.
김 사장은 리사이클링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사업의 경제성 측면은 다소 지켜볼 대목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추세상 배터리 판가가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배터리 판가는 kWh당 159달러, 2030년 130달러, 2035년 118달러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현재 리사이클링 비용은 kWh당 18달러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터리 매입 비용은 별도다.
즉, 배터리 판가가 낮아질수록 리사이클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사업수익은 낮아진다. 김 부사장은 “다만 회수 금속의 가치는 지난 2020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점도 리사이클링 경제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각국은 배터리 제조 및 폐기 과정의 환경오염, 처리비용 등을 고려해 최근 사용 후 배터리 관리법을 제정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관련 정책 제정에 가장 앞서 있는 유럽은 배터리 전생애주기(Life cycle) 전체의 규제 범위를 두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성일하이텍, 세빗켐, 포스코HY클린메탈, 영풍, 에너지머티리얼즈(GS그룹 계열사) 등 국내 주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와 중국의 화유코발트, 미국의 Li-Cycle 등 해외 유명업체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여해 자사의 현황과 전략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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