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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한 ‘무료 뽑기 증정’ 게임 타이틀…사실은?

왕진화 기자

[사진=구글플레이 화면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최근 국내에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 중문 문화권 소재 게임사를 중심으로, 접속만 하면 이른바 ‘1000뽑’(게임 캐릭터 뽑기권 1000개)을 즉시 지급한다는 식의 게임 제목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유인하는 마케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기존 국산 모바일게임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기준치 이상 플레이해야 조건부로 나눠주는 뽑기권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 게임들은 당초 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장르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및 RPG로 안내했으나, 모두 방치형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광고를 펼치는 중국 게임들을 중심으로 국내 이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고객센터 또한 미비해 주의가 요구된다.

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6월7일 국내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에 출시된 유조이게임즈 ‘픽셀 히어로-1024뽑 무료 증정(이하 픽셀 히어로)’은 같은달 25일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5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간 아기자기한 픽셀 그래픽으로 귀여운 역할수행게임(RPG)을 자처하는 게임들이 많았으나, 그 중에서도 이 게임은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출시 직후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1024뽑 무료 증정’이라는 부제가 이용자들 이목을 충분히 끌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픽셀 히어로의 구글플레이 매출은 톱(Top) 20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거둔 성적도 꽤 준수하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직후 매출 3위를 기록했으며, 같은달 28일까지 줄곧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톱5를 유지 중이다. 원스토어 매출도 톱5에 머문다.

그러나 게임 광고와 실제 게임은 달랐다. 일일 뽑기권을 매일 10개씩 제공해 102일 간 연속 접속을 해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뽑기 확률도 이용자에게 정확히 공시돼 있지 않다. 국내 게임사들은 게임 확률형 콘텐츠 확률공개를 자율규제로 준수하고 있지만, 해외 게임사는 실상 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

액션 RPG인줄 알았던 장르 또한 방치형이어서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가 사실상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같은해 4월 엑스팬즈게임(xfansgame)이 개발한 ‘오버로드오브카오스(Overlord of Chaos)’를 국내 서비스 중인데, 이 게임 역시 접속하면 바로 영웅을 뽑을 수 있는 500뽑기를 증정한다고 공지돼 있다. 이 게임도 픽셀 히어로와 유사하게 게임 운영이 되고 있었다.

모바일게임 개판오분전 고객문의는 해당 이메일로만 가능하다. [사진=개판오분전 홈페이지 갈무리]

비슷한 게임 타이틀을 차용한 신작도 최근 국내에서 출시됐다. 조이모바일네트워크(JOY MOBILE NETWORK PTE. LTD.)가 개발하고 조이나이스게임즈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개판오분전-1004뽑기 증정(이하 개판오분전)’이다.

개판오분전의 부제는 ‘1004뽑기 증정’이지만, 부제가 메인 타이틀 옆으로 배치됐다. 개판오분전 또한 접속만 하면 ‘관우멍’이라는 캐릭터와 1004뽑을 무료 증정한다는 이야기로 국내 게임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다만 개판오분전 역시 100일 동안 연속으로 매일 접속해야 1004뽑을 증정한다. 게임 다운로드 전 일부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는 즉시 이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오인하지만, 게임을 다운로드 받고서야 이를 알게 된다.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들은 황당해 하는 분위기다.

개판오분전은 이용자가 피해를 당해도 조이나이스게임즈가 유일하게 서비스하는 게임인 만큼 고객센터로의 접근이 힘들다. 배급사와 제작사가 네이버 검색에선 동일한 정보로 제공되지만 정작 주요 앱 마켓에서는 조이모바일네트워크, 조이나이스게임즈로 각각 나뉜다.

고객문의는 오직 이메일로만 가능하며, 이메일 도메인은 조이넷게임이다. 모든 관계사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면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은 주요 앱 마켓에서 핵심 타이틀의 1주년 등을 알리고 싶을 때 타이틀 옆에 O주년을 표시하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변경하곤 한다”며 “이를 악용하거나 광고 문구에서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해외 게임사를 중심으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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