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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2023 결산] 독일에는 있었고, 한국에는 없었던 3가지

쾰른(독일)=왕진화 기자

[쾰른(독일)=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독일 쾰른메세에서 열린 게임스컴2023이 27일(현지시각)을 끝으로 폐막했다. 게임스컴2023 현장에서 피부로 느낀 바, 최근 한국 게임 산업과 크게 3가지가 비교됐다.

첫 번째로는 한국과 달리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 신작이 극히 적었다. 물론, 국내 게임업계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다채로운 장르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글로벌 게임사들은 이미 이를 진행해 이용자에게 선보이고 피드백을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실제로 독일 게임스컴에 와보니 ‘인디 아레나 부스’부터 각 게임사의 기업 및 소비자 간 거래(BTC)관에선 루트슈터, 캐주얼, 정통 액션, 스피드 액션, 다크 판타지, 로그라이크 등 셀 수 없이 많은 장르의 게임이 전시돼 있었다.

유명 지식재산권(IP)이 활용된 신작도 있었다. 그러나 각 사는 기존 게임 이용자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기 위해 IP의 인기에만 의존하지 않고 환골탈태시킨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가(SEGA)는 소닉 IP를 활용해 ‘소닉 슈퍼스타즈’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엑스박스(Xbox)와 세가 부스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소닉 특유의 2차원(2D) 횡스크롤 플레이 감성이 3차원(3D) 그래픽으로 확장돼 눈길을 끌었다.

게임 개발사 플린트는 퍼블리셔 하이브IM과 장수 게임 ‘별이되어라!’를 잇는 두 번째 타이틀 횡스크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 ‘별이되어라2:베다의기사들’(영문명 ASTRA)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PC와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지만, 이번 게임스컴 부스에서는 모바일 기기 시연을 과감히 뺐다. 게임패드 플레이를 지원하면서 글로벌 이용자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호요버스는 어반 판타지 액션 역할수행게임(ARPG) 신작 ‘젠레스 존 제로(ZZZ)’를 비롯해 ‘붕괴:스타레일’, ‘원신’을 전시했다. 비즈니스 관계자 및 미디어 대상 비공개 시연으로는 ZZZ를 비롯해 붕괴:스타레일, 원신 플레이스테이션(PS)5 플레이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레벨인피니트, 게임 사이언스, 넷이즈게임즈 등이 PC·콘솔 신작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두 번째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 게임을 찾기가 어려웠다. 게임스컴 컨퍼런스인 데브컴(Devcom)에서는 웹3(Web3.0)나 블록체인, 메타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기업이 있긴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게임스컴 현장에서는 오히려 게임 본연의 재미를 부각시키고,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가득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 중에선 아직도 블록체인 기술 활용 게임을 포기하지 못하고 신사업으로 삼고 있는 곳이 많은 편이다. 실제로 일부 게임사는 지난해부터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 신작을 내놓기도 했지만, 모두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그렇기에 블록체인 게임은 한국에게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선도적으로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이끌 수도 있겠지만, 다르게 말하면 글로벌 게이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게임 아이템을 소유하는 것’보다 그저 ‘재미’ 그 자체인 셈이다. 또한, 게임 아이템을 이용자가 소유하는 개념은 MMORPG 장르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기 때문에, 어쩌면 컨트롤과 손맛을 통해 액션을 즐기는 글로벌 시장 흐름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은 총 15개 부문 중 총 4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오디오상을 비롯해 ▲최고의 게임플레이상 ▲최고 에픽(Epic)한 게임상 ▲최고의 닌텐도 게임상 등이다.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은 총 15개 부문 중 총 4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오디오상을 비롯해 ▲최고의 게임플레이상 ▲최고 에픽(Epic)한 게임상 ▲최고의 닌텐도 게임상 등이다.

세 번째로는 콘솔 게임 시장이 예나 지금이나 블루오션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모바일 게임을 콘솔로 이식하는 작업도 중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프로젝트AK 관계자와 게임스컴2023을 참관하며 주요 PC·콘솔 신작 동향을 살펴보기도 했다.

콘솔 게임으로 승부수를 건 국내 중소 게임사도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인디 아레나 부스에 전시된 뉴코어의 데블위딘:삿갓은 PC·콘솔로 미래로 간 조선시대 배경의 횡스크롤 액션을 구현해 글로벌 이용자의 관심을 받았다. 에그타르트 주식회사 ‘메탈슈츠’, 챌린저스게임즈 ‘세컨드 웨이브’ 등도 콘솔 신작으로 주목받았다.

이미 중국 게임사들은 콘솔 시장의 중요성을 캐치하고 대부분 신작을 콘솔 게임으로 선보였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10년 전부터 콘솔 시장이 중요하다고 외쳐왔을 뿐, 실질적으로는 최근에서야 콘솔 게임 개발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번 게임스컴은 진정으로 글로벌 타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모바일 게임, MMORPG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쾰른(독일)=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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