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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기업, 올 상반기 해외매출 타격…美 케이블 교체 수혜 기대

강소현 기자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국내 대표 통신장비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엔데믹 이후에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장비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추세다. 특히 이들 대부분의 실적이 해외 매출에 의해 좌우됐다.

하지만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기업들의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재개와 함께 가시적인 실적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 독성 납 케이블 이슈에 따른 수혜도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먼저 에치에프알(HFR)의 2023년 상반기(1월~6월) 연결기준 매출액은 713억5947만원으로, 전년보다 48.9%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액은 7억3000만원이었다.

실적 부진의 배경엔 해외 매출액 감소가 꼽힌다. 5G 프론트홀과 인빌딩 중계장비, OLT, ONU 등 유무선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에치에프알은 일찍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온 가운데, 올 상반기 해외 장비 재고 누적에 따른 수출 물량 감소로 해외 매출이 큰폭으로 감소했다.

국가별 매출액은 ▲한국 484억706만원(58.4%↑) ▲미국 193억6297만원(79.9%↓) ▲일본 23억4501만원(84.0%↓) ▲기타 12억4354억원 (72.4%↑) 순이었다.

지난해 LIG넥스원에서 LIG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노와이어리스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92억7900만원으로, 전년보다 50% 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3억5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고객사 요청으로 2분기 스몰셀(SmallCell) 공급 일정이 4분기로 미뤄지면서 일시적 실적 악화가 발생했다. 스몰셀은 이노와이어리스의 주요제품으로, 매크로셀(MacroCell)의 설치가 용이하지 않거나 전파환경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 네트워크 용량 증대와 서비스 제공 범위 확장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형기지국 솔루션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 및 일본지역에서의 스몰셀 판매액의 증가가 매출을 견인했다. 스몰셀 매출은 147억5200만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41.9% 증가했다. 향후에도 장애물을 잘 통과하지 못하는 5G 주파수의 특성상 5G 실내 품질 개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스몰셀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엠더블유(KMW)도 2023년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0.3% 감소한 56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액은 357억9136만원으로 확대됐다.

무엇보다 통신장비 수요가 감소하면서 KMW의 타격이 컸다. 현재 KMW의 사업은 ▲다중입출력장비(MMR), RRA, RTS 등 시스템류와 초소형필터(MBF)와 안테나 등 무선통신 기지국에 장착되는 각종 장비와 부품을 생산·판매하는 RF사업과 ▲스포츠 조명, 실외조명 등을 생산·판매하는 LED 등 크게 2개로 구분된다. RF사업 매출이 전체의 92.9%로 대부분을 이룬다.

특히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매출은 감소했다. 지역별 매출액은 ▲국내 47억9661만원 ▲미국 223억891만원 ▲일본 302억1326만원 ▲중국 164억7421만원 ▲유럽 45억7235만원이었다. 전년보다 미국에선 83.46% 증가한 반면, 일본과 중국에선 각각 41.3%, 64.2% 감소했다.

업계는 올 하반기 통신사들의 5G 투자 재개와 함께 가시적인 실적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오픈랜(Open-RAN·Radio Access Network, 개방형무선접속망) 생태계가 본격화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픈랜은 무선접속망(RAN)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통신장비 간 연결에 필요한 인터페이스(API) 등 소프트웨어 요소를 하나의 통일된 기준으로 규정,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5G 기지국은 무선신호처리부(RU·Radio Unit)와 분산장치(DU·Distributed Unit), 중앙장치(CU·entralized Unit) 등 네트워크 장비로 구성되는데, 기존에는 이 장비들이 모두 동일 회사 제품이어야만 상호 신호연결이 가능했다. 예컨대 화웨이의 RU와 DU는 서로 호환되지만, 화웨이의 RU와 삼성전자의 DU 간 상호 교신은 불가했다. 통신장비 간 연결에 필요한 API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사는 운영의 용이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1~2개사의 통신장비 만을 이용, 특정 통신장비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이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형태로 변질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픈랜은 이에 대응하고자 도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도 최근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오픈랜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ORIA) 출범 선포식을 개최하고, 정부의 오픈랜 정책 추진 방향을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5G 기지국을 구축하기 시작한 국가들도 있기에 5G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라고 봐야한다”라며 “또 미국에서 최근 독성 납으로 덮인 케이블을 방치해 논란된 가운데, 이를 교체하거나 무선망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장비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소현 기자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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