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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연기 ‘팀 쿡’·푸시업 ‘팻 겔싱어’…’웃음’에 메시지 담았다 [DD인더스]

새너제이(미국)=김문기 기자
팀 쿡 애플 CEO가 긴장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긴장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긴장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가 긴장한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팀 쿡 애플 CEO가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다. 한껏 긴장한 모습이다. 마치 식은땀을 흘리는 미어캣을 보는 듯하다. 애플의 관리통으로 불리면서 매번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였다. 연례 행사에서도 화려한 인사보다는 묵념으로, 또는 과시보다는 감사함으로 매번 문을 열었다. 미어캣 팀 쿡의 모습은 그 어색한 연기 때문에라도 긴장보다는 웃음이 먼저 나온다.

화이트보드에 복잡한 계산식을 적어 내려가는 팻 갤싱어 인텔 CEO. 그 모습을 멀뚱하게 지켜보는 직원. 아이디어가 생긴 듯 뛰어 나간 그는 느닷없이 헤드밴드를 쓰고 축구 연습을 한다. 곡선과 직선의 계산식을 그리면서 공을 쫓거나 장애물을 넘어 런닝 연습을 한다. 또 갑자기 푸시업을 하기도 한다. 영상이 끝나고 무대 앞으로 뛰어 나온 겔싱어 CEO는 영상과 마찬가지로 인사를 대신해 팔굽혀펴기를 한다. 청중들은 영상에서 참지 못한 웃음을 터뜨린다.

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팀 쿡 CEO가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 본사에서 열린 이벤트 ‘원더러스트’에서 애플의 탄소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시트콤 형식을 빌려 소개한 영상 내용이다. 이 영상에서는 팀 쿡 CEO가 자연을 맞이해 탄소제로 목표 달성에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팀 쿡 CEO의 어색한 연기를 엿볼 수 있는 영상이자 애플에게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사례였다.

후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미국 새너재이에서 열린 개발자 포럼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 기조연설자로 나설 때 시작을 알린 영상과 첫 등장 모습이다. 지난 2021년 VM웨어 대표에서 인텔로 복귀한 그는 부활을 꿈꾸며 4년 내 5개 공정 실현이라는 다소 담대한 목표를 향한 항해를 진두지휘 해왔다. 그 과정에서 늘 자신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날은 캐쥬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국 실리콘벨리에 위치한 두 CEO는 본래 자신의 이미지를 벗고 변신을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한 쇼맨십이라기보다는 다분히 계산된 행동으로 읽힌다. 그들의 메시지를 보다 명확하게 또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약간의 망가짐도 마다하지 않았다.

팀 쿡 CEO의 연기는 애플의 공급망 탈탄소화를 위해서였다. 현재 300개 이상의 제조업체가 2030년까지 애플 생산에 100% 청정 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의 50개 이상의 공급업체가 새로운 약속을 통해 최근 애플 협력업체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의 성장은 현재 회사 직접 제조 지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이정표를 통해 애플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에 걸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자평했다.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 기업 운영에서 이미 탄소 중립을 이루고 있는 애플의 2030년 전략은 10년 말까지 배출량을 75% 줄이겠다는 과학 기반 목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애플은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공급업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소개했다. 제조는 회사의 탄소 배출량 중 가장 큰 단일 배출원이며, 100% 청정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새로운 애플워치 라인업과 마찬가지로 모든 애플 제품을 탄소 중립으로 만드는 핵심 동인이라는 것.

28개국에서 운영되는 협력업체들은 애플 협력업체 청정 에너지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으로 20GW 이상의 재생 가능 에너지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술이 주는 일상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영상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술이 주는 일상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영상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술이 주는 일상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영상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술이 주는 일상의 변화를 직접 보여주는 영상

팻 겔싱어 CEO는 기술은 곧 일상에서의 혁신적 전환을 의미하며, 디지털화가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몸소 보여준 일종의 퍼포먼스다. 좀 더 과장된 해석을 하자면 인텔이 아직 건재함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21년 인텔에 복귀하면서 세운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음을 알리는 가시적 상황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무대 위로 등장하자 마자 푸시업을 마치고 일어나는 모습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무대 위로 등장하자 마자 푸시업을 마치고 일어나는 모습

이날 겔싱어 CEO가 손에 든 제품만 하더라도 오는 12월 14일 공개하는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에메랄드 래피즈), 내년 인텔3 공정을 기반으로 한 ‘시에라 포레스트’, UCIe 컨소시엄의 첫 결과물 ‘파이크 크릭’, 4년내 5개 공정 실현의 4번째 단계인 ‘인텔20A’와 마지막 단계 ‘인텔18A’를 보여주는 웨이퍼뿐만 아니라 유리 기판 웨이퍼와 패널, 양자 12큐비트 디바이스 ‘터널 폴스’ 웨이퍼까지 그간 천명했던 모든 약속의 산물을 실물로 꺼내 들었다.

특히, 오는 12월 14일 출시되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코드명 메테오레이크)는 AI PC 시대를 여는 첫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로컬 AI를 실현해주는 온 디바이스. AI의 여러 사례를 직접 시연을 통해 선보였다.

이같은 모든 인텔의 기술은 실제 글로벌 기술 경제를 이끌며 일상을 변화시킨다는데 주목했다. 겔싱어 CEO는 “현재 실리콘 산업은 약 57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현재 8조 달러 가치의 글로벌 기술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이라며, “올바른 일, 건강, 사회적 경험, 오락, 의료 등 모든 것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모든 경제와 인간 경험의 추가적 측면에 AI를 통해 기계가 우리를 대신해 행동하는 자율성과 주체성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정치인도 CEO도 아닌 개발자가 글로벌 경제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무어의 법칙에 힘입어 운영되는 것은 바로 개발자들의 창의적 열정 때문”이라며, “만족할 줄 모르는 혁신의 추진력은 무어의 법칙과 노력, 이들이 함께 결합돼 실리콘의 혁신을 가능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두 CEO의 퍼포먼스는 그 회사가 가진 현재 당면한 메시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도구로 쓰였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웃음의 미학’을 통해 좀 더 대중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겉치레를 내려놓은 결과이기도 하다.

새너제이(미국)=김문기 기자
mo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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