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보안 넘어 VDI 사업 진출한 소만사… “성능‧가격 모두 외산대비 우월”

이종현 기자

소만사 김대환 대표 ⓒ소만사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보유출방지(DLP), 데이터베이스(DB) 접근제어,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등 사이버보안 제품을 개발해온 기업 소만사가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로도 사업 보폭을 넓혔다. 그동안 보안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이어오던 기업의 변신이다.

VDI 시장에서 부딪히는 경쟁자는 시트릭스, VM웨어다. 이들은 전 세계 VDI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거대 기업들로, 소만사의 VDI 시장 진입은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구도다. 그럼에도 눈길을 끄는 것은 다윗이 골리앗의 점유율을 점차 뺏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이 우위를 지니는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의 성과라 더 눈에 띈다.

김대환 소만사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의 제품과 자사 제품을 직접 시연했다. 접속까지의 시간, 복사 및 붙여넣기 속도, VDI 창의 크기 변화 등에서 모두 글로벌 기업 제품보다 자사 제품이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 그는 “이제는 기술 격차가 충분히 줄어들었다. 최적화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그 성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외산 제품이 장악 중인 VDI 시장의 변혁을 예고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 소만사

소만사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명칭의 약어를 기업 이름으로 삼은 결과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출신인 김대환 대표가 1997년 설립했다. 사이버보안을 주요 사업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애초에 사이버보안 전문 기업을 창업코자 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그룹웨어와 같은 범용적인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당시 국내 중소기업이 ERP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룹웨어의 경우 지나치게 경쟁이 치열했기에 가급적 경쟁이 적은 틈새시장을 노렸고, 그것이 사이버보안이라는 설명이다.

소만사는 초창기 기업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DLP를 시작으로 DB 접근제어, EDR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기업의 정보기술(IT) 환경이 변함에 따라 데이터가 유출되는 경로, 방법 등이 다양해지는 것에 발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가령 창업 초창기에는 기업 데이터 유출은 네트워크 침입을 통한 유출보다는 USB나 출력물과 같은 내부자에 의한 유출이 많았기에 DLP나 DB 접근제어를, 그리고 악성코드와 같은 외부자에 의한 유출 위험이 커짐에 따라 EDR을 개발해 공급하는 등의 방식이다.

김 대표는 “현대그룹의 창업 스토리를 보면 남들이 제일 하기 싫은, 어려워 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더 기술집약적인 사업으로 확장해 나갔다. 소만사도 이와 비슷하다. 사이버보안, 그중에서도 특히 니치마켓(Niche Market)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고 조금씩 키워왔다”고 말했다.

ⓒ소만사

DLP서 시작해 VDI까지… 긴 여정 끝에 VDI ‘빅마켓’으로

지속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던 소만사가 새로이 주목한 것은 VDI다. 다만 VDI의 경우 소만사가 기존에 진출해왔던 시장과는 다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쟁쟁한 기업이 있다. 일견 포화된 시장에 뛰어드는 무리수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이런 우려에 대해 김 대표는 “충분히 할 만한 싸움”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술의 상향평준화로 과거처럼 외산 제품이 압도적인 성능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 시장 상황도 국내 기업이 진출하기에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시트릭스나 VM웨어와 같은 기업의 제품이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대단히 좋은 제품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을 둘러싼 네트워크나 액티브 디렉토리(AD) 등 기타 요소가 제품과 완벽하게 맞물리지 않는 것이 문제다.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단순 성능에서부터 크게 떨어진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그는 한국기업 대비 취약한 기술지원을 꼽았다. 한국 시장에서 최적화를 하려면 그만큼의 지원 인력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과 충돌하는 일이 잦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VDI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시트릭스는 국내 조직을 축소시켜왔다. 최근에는 12명만 남은 상태다. 기술인력이 적다 보니 최적화에도 한계가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실무자들은 사용 중이던 제품을 바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왜 글로벌 1위 기업 제품이 아닌 한국 기업의 제품을 써야 하는가’에 대해 실무자가 임원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윈백(Win-Back)을 한다는 것은, 바꿔야 할 필요가 있고 바꿀 제품이 기존 제품 이상의 성능을 증명했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만사는 국내 1금융권 및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의 VDI 제품을 윈백한 상태다. 현재 누적 라이선스 수량은 2만유저로, 매출의 20%가량이 VDI에서 발생하고 있다. 가격과 성능을 모두 잡은 결과다. 특히 금융고객 사례에서는 연말정산과 같은, 트래픽이 집중되는 시기에서도 장애 없이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일부 글로벌 기업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소만사에겐 기회로 작용했다. 시트릭스는 국내 조직을 축소하고 있고 VM웨어는 브로드컴에게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브로드컴은 과거 CA테크놀로지스, 시만텍을 인수한 뒤 국내에서 철수했다. 특히 시만텍은 갑작스레 급격한 가격인상을 요구해 업계를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대체재가 없어진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들은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특정 벤더에 종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대안이 필요했고, 소만사가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서로 윈윈하고 있는 것이 현재”라고 말했다.

향후 주목할 만한 지점은 물리적 망분리를 적용하던 기업‧기관의 논리적 망분리 전환 움직임이다. 이로 인해 VDI 시장에 활기가 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만사가 신규 수요를 얼마나 차지할지, 또 기존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얼마나 윈백할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