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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2023] 尹대통령 공언한 ‘디지털격차 해소’, 관련예산 삭감 이유는

세종=권하영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강조했던 ‘디지털격차 해소’와 관련해 정부가 도리어 예산을 삭감했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말한 디지털격차 해소 관련 예산이 다 삭감됐다”며 “(과기정통부가) 왜 챙기지 못했나”라고 질의했다.

고민정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디지털격차 해소 기반 조성’ 사업의 내년도 예산안 설명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내년도 예산은 428억6400만원이 편성돼 올해 예산 규모(895억1000만원)보다 약 52%(466억5600만원) 삭감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며 “국가간 디털격차 해소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관련예산을 삭감하는 조치는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게 고 의원의 의문이다.

이번 예산 삭감의 영향은 정부 예산 지원으로 운영하는 1000곳의 ‘디지털배움터’가 가장 크게 받을 전망이다. 디지털배움터는 강사를 채용해 스마트폰 활용 기본교육부터 인공지능(AI)과 챗GPT, 키오스크 등 디지털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 의원은 “디지털배움터는 국민 반응이나 효과가 상당히 높다. 교육생들 만족도가 목표(80점)를 넘어선 96.3점이 나왔다. 근데 과기정통부 발표를 보니 이런 디지털배움터를 1000곳에서 800곳으로 줄인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저희가 3년 정도 1000곳을 운영했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정보화 교육장과 중복 문제가 제기됐다”며 “지자체에서 약 200곳 정도를 저희와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그걸 계산하면 내년에도 1000곳 정도로 같은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그 부분 예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디지털배움터 사업 예산은 올해 719억원이었으나 내년 279억원으로 60% 이상 줄어들게 됐다. 박 차관은 “200곳이라고 하는데 실제 예산은 60%나 삭감됐다”는 고 의원 지적에 “교육장을 임차하는 부분도 있고 디지털배움터마다 인력을 한 4명 정도 운영하는데 지자체와 공동 운영한다면 그 인력도 조금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고 의원은 “결국 강사나 교육 인원을 줄이는 데에 무려 419억원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키오스크 불편 해소 연구 및 개선 사업을 위한 내년 예산이 삭감된 점도 지적됐다. 고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디지털권리장전’ 발표를 했는데 보면 키오스크가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성장률 9.3%로 전세계 추이인 3.7%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이 예산도 60억원을 애초에 계획했는데 내년에 18억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박윤규 차관은 “키오스크에 장애인과 노인이 편하게 이용하도록 표준화하는 그런 예산이고 과기정통부는 당초 23년도 그렇고 24년도 예정했던 예산은 신청했습니다만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조금 줄어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종호 장관 또한 “저도 많이 신경쓴 부분”이라며 “예산을 아껴서 할 수 있는, 기존 교육보다 훨씬 체감되는 그런 앱을 개발해서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은행 거래 같은 것 직접 해볼 수 있는 사업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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