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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인싸] “‘게임은 언젠가 질려도, 친구는 질리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만들었죠”

왕진화 기자

이 게임, 이 게임사가 ‘특히’ 궁금하신가요? 여기, 현장 이야기를 들려줄 특별한 이를 모셨습니다. 인물을 통해 게임과 게임사, 신사업에 얽힌 오디세이(대서사)를 들어봤습니다. ‘게임’과 ‘인물’, ‘사전’을 줄인 ‘겜인싸’로 게임과 기업의 A to Z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사진 왼쪽부터 미즈구치 타케오 디렉터, 타케우치 마사히코 PD. [ⓒAiming, 웹젠]
사진 왼쪽부터 미즈구치 타케오 디렉터, 타케우치 마사히코 PD. [ⓒAiming, 웹젠]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일본 버전과는 업데이트 내용을 구분해 적용하는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번역 로컬라이제이션 품질 관리(LQA)에 관해서도 최고의 현지화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협력 개발 중입니다.”

국내 서비스를 앞둔 서브컬처 게임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마스터 오브 가든(Master of Garden)’(이하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제작사 에이밍(Aiming)의 타케우치 마사히코 PD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웹젠과의 협업에 대해 “한국에서 오랜 기간 게임 비즈니스를 해온 웹젠이기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웹젠에서 조만간 출시할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약칭 카케마스カゲマス)는 50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동명의 라이트 노벨이 원작이다. 이는 일본 인터넷 소설로 연재가 시작된 이후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지난 2018년 11월5일 일본 가도카와(KADOKAWA)에서 처음으로 서적을 출판했다.

해당 지식재산권(IP)는 어둠의 실력자를 동경했던 소년이 이세계로 전생해 진짜 어둠의 실력자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서브컬처 콘텐츠 중 ‘이세계 착각물’ 대표작으로도 꼽히며, 원작의 두터운 팬층을 기반으로 코믹스와 애니메이션도 출시됐다. 이어 지난해 11월29일 에이밍이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 개발에는 약 1년 반의 시간이 소요됐다.

에이밍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 게임은 현지 앱스토어에서 인기 게임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이 게임은 서비스 약 1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을 기록하고 매출 랭킹 5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타케우치 PD는 전체 다운로드 수의 22%가 영어 버전에서 나오고 있으며, 매출도 계속해서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등 많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즐기고 있다고 어필했다.

타케우치 마사히코 PD. [ⓒAiming, 웹젠]
타케우치 마사히코 PD. [ⓒAiming, 웹젠]

굴지의 일본 게임 제작사 에이밍이 한국 서비스를 위해 수많은 국내 게임사 중에서도 웹젠과 손을 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웹젠이 ‘뮤(MU)’ IP 게임을 글로벌에서 성공시킨 경험이 있으며, 서브컬처 IP와 퍼블리싱 비즈니스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밍은 이제 막 ‘퍼블리셔’로 발돋움을 시작한 웹젠과 연이 닿아 강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타케우치 PD는 “에이밍은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운영을 해본 경험이 있다”며 “그때 확보한 게임 개발력에 더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충실하게 묘사할 수 있는 ‘셀룩 쉐이더’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다. 또한, 유명 IP 원작을 보다 깊게 이해한 후 게임으로 재창조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에 선보이게 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또한 애니메이션에서 등장 비중이 적은 캐릭터의 성격과 심정을 깊게 파악하는 데 노력했다”며 “이를 인기 캐릭터로 구축하는 등 원작 IP의 구현과 확장에 대한 에이밍의 강점을 살렸다”고 부연했다.

해당 게임이 유명 라이트 노벨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에이밍은 게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를 구축할 때 다양한 고민과 창의력을 쏟아냈다. 다만 미즈구치 디렉터는 스토리 구축 당시를 회상하며 오리지널 스토리 제작이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이밍 쪽에서 먼저 하고 싶은 것이나 표현하고 싶은 것을 나열해 원작자 의견을 받은 뒤 플롯 및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며 “캐릭터 표현을 제외하면 크게 NG를 받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타케우치 PD 역시 “라이트 노벨을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면, 2년의 시간을 점프하는 장면이 있다”며 “‘그 기간의 공백을 메울 수 없을까’라는 발상에서 시작해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게 됐다”고 떠올렸다.

미즈구치 타케오(Takeo Mizuguchi) 디렉터. [ⓒAiming, 웹젠]
미즈구치 타케오(Takeo Mizuguchi) 디렉터. [ⓒAiming, 웹젠]

그렇다면 에이밍이 해당 IP를 선택해 게임으로 만들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타케우치 PD는 원작이 주인공과 그 주변을 둘러싼 여성 캐릭터들이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 게임을 여성 캐릭터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고 게임에 몰입해서 교류할 수 있는 구성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토리에 관해서도 팬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소설에서만 그려진 내용도 결합해 내용에 깊이를 더했다”며 “특히 초반 주인공의 광기 재현에 무척 공을 들였고, 원작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가급적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표정을 통해 더 귀엽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주요 게임 특징으로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계승한 전투 및 스토리 연출,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스토리’가 꼽힌다. 이용자는 선호하는 캐릭터와 둘만의 교류도 가능하다. MMORPG 요소인 길드 시스템이나 실시간 채팅 시스템, 길드전 시스템 또한 게임 내 구현돼 있다.

개발진은 에이밍이 ‘게임은 언젠가는 질려도, 친구는 질리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이나 협력 요소를 게임 최종 콘텐츠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Aiming, 웹젠]
[ⓒAiming, 웹젠]

특히 개발진은 이 게임을 제작 및 기획할 당시 3가지 사항을 중요하게 여겼다. 첫 번째는 메인 화면에서 이용자가 캐릭터를 얼마나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다. 앞으로 더욱 확장될 애니메이션 IP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캐릭터 및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더욱 정성스럽게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타케우치 PD는 “두 번째는 대전 격투 게임과 같은 배틀의 상쾌함을 어떻게 매력적인 캐릭터와 함께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애니메이션 IP 고유의 매력을 게임 안에서 해치지 않고 구현하는 것이었다”며 “이 세 가지 포인트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제작한 게임이니 이용자들이 꼭 체험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즈구치 타케오 디렉터 또한 “게임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이 게임 제작에 있어 주안점이었다”며 “게임 오리지널 스토리와 캐릭터 홈 화면 토크 등으로 이용자가 캐릭터와 교류하며 원작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타케우치 PD는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는 론칭 이후 지금까지 순조롭게 서비스되고 있고, 이용자들로부터도 시나리오나 그래픽 면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재 애니메이션 2기가 방영되고 있고, 이후 애니메이션과 연계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기에 한국 이용자들도 많이 기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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