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김범수의 카카오, 17년 만에 민 수염처럼 달라질까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최근 ‘트레이드마크’인 수염을 17년 만에 밀고 나타나 업계 이목이 쏠렸다. 김범수 센터장은 NHN을 퇴사한 후 미국으로 떠나면서 두 번째 인생 모멘텀 차원에서 오랜 시간 수염을 길러왔다. 김 센터장에게 수염은 그가 창업한 카카오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그에게 면도는 ‘초심과 같은 새로운 카카오’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위인 셈이다.
카카오는 공동체(계열사)에 잇따른 사법리스크로 ‘최고 비상 경영 단계’를 선포한 뒤 연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은둔형 경영자’를 자처하던 김 센터장의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하는 ‘경영쇄신위원회’ 지휘봉을 잡는가 하면, 외부 통제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관계사들에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 김 센터장이 1년8개월 만에 사실상 경영에 복귀한 것은 카카오에 닥친 위기가 곧 그의 위기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으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김 센터장은 해당 혐의를 조사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하며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앞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명단에 김 센터장은 없었으나, 추후 검찰에 넘겨질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 지배적이다. 이미 카카오 주요 경영진과 법인이 기소된 상황에서 창업자까지 기소 대상이 된다는 건 그 자체로 기업 이미지와 각종 사업에 치명타다. 카카오는 ‘최고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김 센터장을 중심으로 여러 쇄신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여정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까지 나서 카카오 택시 사업을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고 비판할 만큼, 정부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15일 카카오는 대법관 출신 김소영 위원장이 이끄는 준법과 신뢰위원회 1기 구성원을 공개했다. 법률·학계·언론·산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꾸려는 이 위원회는 ‘문어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불통 리더십’, ‘경영진 도덕적 해이’ 등 그동안 카카오에 제기된 숱한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집행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
민간 기업이 외부 단체에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맡긴 것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김 센터장은 제3차 공동체 경영회의에 참석하면서 ‘올해 말 가시적인 방안을 내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카카오는 앞으로 무엇이 달라질까. 일생일대 갈림길에 선 카카오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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