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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클라우드 동향/1월③] 주니퍼 인수한 HPE, 공고한 시스코 입지 흔들까?

이안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휴렛패커드엔터프라이즈(이하 HPE)가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주니퍼네트웍스(이하 주니퍼)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추정 인수 금액은 130억달러(한화 약 17조원) 규모입니다. 국내 기업용 네트워크 시장은 시스코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HPE가 주니퍼와 합심해 공고한 시스코 입지를 위협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무엇보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클라우드 인프라와 온프레미스 인프라를 유연하게 관리하기 위해 HPE가 이번 인수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입니다. HPE는 말 그래도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는 물론 SW까지 엔터프라이즈 IT를 전방위적으로 공급하는 빅테크 기업입니다. 여기에 주니퍼가 가지고 있는 AI 역량을 더하면 전체적인 IT시스템에 대한 가시성 확보 등에 장점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는 단순히 장비를 파는데 그치지 않고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등 다양한 이기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HPE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으로, 컴퓨터 장비업체로 유명한 HP 자회사입니다. HP는 지난 2015년 무선랜 솔루션 강자 아루바 네트웍스를 인수해 네트워킹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바 있습니다. 주니퍼는 인공지능(AI)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운영(AIOps) 기술 기반으로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HPE는 최근 네트워크 분야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주니퍼 인수는 유의미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물론 국내 업계에선 HPE가 주니퍼를 인수하고 단숨에 시스코 유력 경쟁사로 활약할지에 대해선 의문을 품습니다. 국내에선 오랜 기간 시스코가 1위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기 때문이죠.

장기적으론 HPE와 주니퍼 시너지가 시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두고 볼 일입니다. HPE는 시스코에 맞설 묘수로 ‘인공지능(AI)’을 주목했습니다. 단순히 네트워크에 AI를 접목하는 데 그치는 게아닙니다. AI기반 통합 가시성을 보여주는 AI 엔터프라이즈 운영(AIops)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HPE는 자연스레 HP아루바 네트워킹 포트폴리오도 강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경기가 어려워지며 HPE 서버 매출도 줄고 있었는데요. 지능형 엣지 네트워킹 부문과 AI 및 HPC 단위 성장은 이번 인수가 의미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공급망 불안으로 시스코가 발목을 잡힌 사이 HPE가 주니퍼와 함께 시스코 빈틈을 노리고 국내 존재감을 키울지 주목됩니다.

아래는 지난주 국내에 전해진 국내외 클라우드 관련 소식입니다. 개별 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는 분은 기사 제목을 검색하면 전체 내용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카카오 계열사 KEP·디케이테크인, 3월 합병 추진…카카오 SI사업 확대되나?=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물적분할한 KEP와 카카오 시스템통합(SI) 계열사 디케이테크인이 오는 3월 합병을 진행한다. 이번 합병 추진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클라우드 중심 사업 재편 일환으로 해석된다.

KEP는 2019년 말 분사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부문 제외 비주력 사업을 축소해 올해 1월 물적분할했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에서 2015년 자회사로 분사한 그룹 내 SI 기업이다. 합병을 통해 카카오 내부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도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속도…행안부, 시범사업 공고=정부가 공공 부문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에 속도를 낸다. 행정안전부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 시스템 시범전환 사업’을 공고했다. 사업금액은 약 51억4040만원 규모로, 사업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25일이다. 입찰은 2월5일 오전10시부터 시작해 7일 오전10시에 마감한다.

지난해 4월 발표된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계획에 따라, 앞으로 공공분야 시스템 구축·고도화시 클라우드 네이티브 방식이 의무 적용된다. 정부는 행정시스템에서 클라우드 확장성과 유연성 등 고유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성공사례를 만들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 메가존클라우드, 클라우드관리플랫폼에 보안관리 서비스 추가=메가존클라우드는 자체 멀티 클라우드관리플랫폼(CMP) ‘스페이스원’에 ‘클라우드보안관리(CSPM)’ 서비스를 추가했다. CSPM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애저, 구글클라우드 등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쉽고 빠르게 보안 설정을 파악해 클라우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안진단솔루션 프라울러, 메가존 자회사 린아레나 ‘D-CLO’ 등을 지원해 국내외 규제 기관별 정책에 따라 컴플라이언스 진단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SAP, ‘고객서비스’ 이사회 부문 설립…“클라우드 도입 가속화”=SAP는 올해 4월1일부로 ‘고객 서비스 및 제공’ 신규 이사회 부문을 설립하고 클라우드 성장 및 도입을 가속화한다. 2019년 이사회 임원으로 임명된 토마스 자우에레시그는 지난 5년간 SAP 제품 엔지니어링 조직을 혁신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사회 부문을 이끌 예정이다.

더불어 무함마드 알람 신임 총괄이 오는 4월1일부로 SAP 이사회에 합류해 토마스 자우에레시그 뒤를 이어 SAP 제품 엔지니어링 부문을 총괄한다. 그는 현재 외부 인력 관리, SAP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및 설계 팀을 이끌고 있다.

◆텐센트 클라우드, 밸로프 신작 ‘크리티카: 제로’에 클라우드 제공=텐센트 클라우드는 게임 개발사 밸로프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 ‘크리티카: 제로’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크리티카: 제로‘는 2013년 출시되어 글로벌 누적 2000만 다운로드 및 2000억원 매출을 기록한 액션 게임 ’크리티카‘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텐센트 클라우드는 게임 분야에서의 전문 클라우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자와 퍼블리셔가 서비스 품질 및 유저 경험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노그리드, 킨텍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사업 수주=이노그리드는 킨텍스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하는 ‘킨텍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운영환경 구축사업’을 수주했다. 사업은 5개월간 진행되며 사업비는 약 7억원이다. 이노그리드는 기존 킨텍스 인프라 환경을 분석해 데이터 안정성,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인프라 환경을 설계한다. 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운영환경에 최적화된 서버, 스토리지, 백업 장비 등을 구성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글, 클라우드 전환 수수료 폐지…아마존·MS도 따라갈까=구글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이 다른 클라우드제공사업자(CSP)로 이동하거나 온프레미스를 선택하고자 할 경우, 기존에 부과했던 클라우드 전환 수수료를 종료하기로 했다. 이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들이 특정 서비스에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목적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 이번 수수료 폐지를 두고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규제당국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정밀 조사를 강화한 데 따른 조치라고 해석했다. 또 경쟁사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동일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압력할 수 있는 정책 변화일 수 있다고 봤다.

◆국외로 나가는 개인정보 수두룩…앱·클라우드 사업자 대상 실태점검 '경종’=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국외로 이전하는 국내 앱 서비스는 2022년 696개에서 2023년 769개로 증가했다. 개인정보를 국외 이전하는 유형으로는 '정보 제공'이 가장 많았다. 광고 및 마케팅, 통계 분석을 위해 앱을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국외 이전한다는 의미다.

현재 개인정보를 최종적으로 이전 받는 곳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클라우드, 젠데스크 등이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 차원 실태점검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해 올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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