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방한] 엔비디아 독점 뭐가 문제길래…출구전략 서두르는 '오픈AI'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재방문한 데엔 현재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의존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 의존은 챗GPT 등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오픈 AI는 자체 AI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챗GPT 등장 이후 GPU 수요 폭증…엔비디아 의존 줄이는 오픈AI=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2022년 챗GPT 공개 이후 다수의 업데이트를 한동안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만을 사용해 진행했다. 글로벌 GPU 시장은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가 90%를 점유하고 있어 사실상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 공개한 챗GPT의 경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 A100이 1만여 개 이상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픈AI는 GPT3, GPT3.5 등을 출시했으나,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했다는 밝힐 뿐, 어느 정도 사용된 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GPT5의 경우 약 2만5000개의 엔비디아 GPU 칩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챗GPT 등장 이후, 다른 생성형 AI가 다수 등장하며, GPU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데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GPU의 가격은 크게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오픈AI와 경쟁하는 다른 AI 기업들도 생성형 AI를 개발, GPU를 필요로 하고 있어 전반적인 수급도 어려워졌다.
이러한 문제가 거듭되자, 올트먼 CEO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팔을 걷은 것이다.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면,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오픈AI는 자신의 비전과 가치에 부합하는 AI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오픈AI는 그간 이를 위해 UAE AI 기업 G42,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암) 등과 접촉했으며, 이번 방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도 접촉을 통해 관련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 자체 AI 반도체 개발 나선 올트먼…韓 파운드리 협력 기대=올트먼 CEO의 방한 일정은 아직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SK그룹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초 올트먼 CEO와 영상회의를 통해 AI 반도체 분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역량과 우위를 강조하며, 올트먼 CEO의 관심을 끌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HBM은 고성능 컴퓨팅을 위한 고속 메모리로,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서비스로, AI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공정 기술을 제공한다.
SK하이닉스는 HBM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SK그룹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도 노하우를 갖고 있다. SK의 AI 반도체 전문회사 사피온은 지난해 말 AI 반도체 'X330'을 공개,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만든 경험도 있다.
삼성전자와의 만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트먼 CEO의 방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C레벨 이상급 인사 중에서 올트먼 CEO와 약속이 된 인물은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올트먼의 방한에서 삼성⋅SK 총수가 유의미한 성과를 낼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트먼 CEO의 방한은 AI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기회이다"라며 "삼성과 SK가 오픈AI와 협력한다면, AI 반도체의 성능과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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