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폭락 수익성 '빨간불'…배터리소재 3사 올해 전략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국내 배터리 소재 3사(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엘앤에프)가 지난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최대 실적을 썼다. 다만 하반기엔 악재들이 펼쳐지며 수익 측면에선 일제히 역성장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올해 최대 과제를 '수익성 개선'으로 잡고 대응에 나선다.
매출 성장 돋보였는데…영업이익은 일제히 '역성장'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에코프로의 실적 발표로 배터리 소재 3사의 작년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작년 이들 3사의 실적은 모두 매출은 확대됐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극재 원재료인 리튬과 니켈 등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해 판매가격이 떨어진 탓이다. 양극재 생산을 위해 이들 기업은 보통 원재료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데, 가격이 하락하면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킨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양극재와 음극재를 아우르는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3조 3618억원으로 전년보다 73.4%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17억원을 기록, 전년과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N86)의 북미 지역 판매가 시작되는 등 대규모 기존 수주 계약에 따른 양극재 공급이 본격화해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튬 등 원료 금속 가격의 약세가 지속되고, 작년 3월 국내 최초로 공급을 시작한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의 생산 안정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덧붙였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손실 222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9.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역시 리튬 가격 하락으로 반영된 재고 평가손실 영향 탓이다. 재고자산평가를 제외하면 엘앤에프는 지난해 영업이익 285억 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이 7조2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증가했으나,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1.9% 감소한 295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 수익성 개선 귀결…비슷한 듯 다른 전략
올해도 메탈가 가격 하락 등 지난해와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소재 3사의 최대 목표는 '수익성 개선'으로 귀결된다.
전반적인 전략은 비슷하나 힘을 주고 있는 핵심 사업은 조금씩 다르다. 고성능, 저가격 소재 개발에 투자해 고부가가치 소재 개발에 나설 뿐 아니라, 해외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해외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 해외 고객 확보에 힘쓰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구축을 위해 직접 투자, 장기 계약 등을 추진하고,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과 기존에 주력으로 생산해 온 N65(니켈 함량 65%) 양극재보다 성능이 뛰어난 N86 단결정 양극재 양산 물량을 늘리고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 여러 금속을 하나의 입자 형상으로 만든 소재로, 고부가가치 라인에 해당한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올해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의 글로벌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 및 판매량 증대에 기반해 당사의 수익성 역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음극재 사업, 전구체 사업 진출을 확대한다. 음극재 사업을 위해선 일본 화학회사 미쓰비시케미칼과 손잡고 연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케미컬 그룹은 리튬 전지용 소재인 전해액과 음극재 주요 제조업체로 꼽힌다.
전구체 사업을 위해선 LS그룹과 손을 잡았다. 엘앤에프와 LS그룹의 전구체 부문 합작사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은 지난달 24일 국내를 비롯한 중국, 폴란드, 베트남 등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설립 승인을 받았다. LLBS는 새만금 산단 5공구 내 이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공장을 연내 착공해 2026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생산 공정 효율화에 힘쓸 예정이다. 회사는 메탈 원재료를 안정적, 경쟁력 있게 확보하는 것이 최대 숙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QMB에 투자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리튬 관련해선 호주, 아프리카 쪽 광산 협업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흐름이 하이니켈, 그리고 중저가 라인업 확대로 인한 LFP(리튬인산철) 니즈가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비슷하다"라며 "어떤 기업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지가 올해 실적 개선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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