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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ERP’ 더존비즈온 vs 영림원, 작년 실적 희비 갈린 이유는?

이안나 기자
[ⓒ 사진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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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과 영림원소프트랩이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각사가 수익성 강화와 외연확장이라는 서로 다른 전략을 추구한 결과다. 올해 더존비즈온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국내 장악력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편, 영림원소프트랩은 본격적인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536억원, 영업이익 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각각 16.2%, 50.3% 증가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55억1000만원, 영업이익 2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3.51%, 영업이익은 54.92%로 급감했다.

기업 규모로만 보면 더존비즈온이 영림원소프트랩과 비교해 몸집이 크다. 매출로는 약 6.5배 차이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16일 기준 더존비즈온이 1조5252억원, 영림원소프트랩 724억원으로 그 차이가 더 벌어진다. 그럼에도 불구, 양사는 외산기업 SAP과 경쟁하는 토종 ERP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국내 ERP 시장은 글로벌 기업 SAP와 더존비즈온, 영림원소프트랩이 3사가 주도한다.

국내 ERP기업이 지난해 상반된 실적 결과를 낸 건 거시적 환경보다 전략 차이로 분석된다.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광고·마케팅을 줄이고 수주 방식을 변경, 외부 개발 인력을 최소화하며 비용 절감에 힘썼다.

더존비즈온 측은 “지난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다”며 “외주를 쓰지 않고 내부 인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프로젝트만 수주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수익성 강화보다 외연확장에 중점을 뒀다. 국내 중견·공공기관과 ERP 계약을 맺은 점도 유의미했지만, 지속성장을 위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영림원은 일본·인도네시아 등 해외진출을 선포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이유 역시 해외투자 영향이 컸다.

영림원 측은 “인도네시아에선 개발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지에 직접 개발센터를 설립했다”며 “지난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인재가 중요하고 이들과 비전 공유를 하기 위해 전직원 일본 워크숍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과 영림원소프트랩은 각각 수익성 강화와 외연확장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존비즈온이 새롭게 선보이는 인공지능(AI) 서비스는 회사 내부 비용을 대폭 줄이는 데 쓰일 예정이다. 개발 원가를 AI로 대폭 감소시키는 개발 플랫폼(GEN AI DEWS)는 1분기부터 연중 순차 출시하는데, 이는 개발자가 직접 소스코드 작성하는 과정을 AI로 자동화한 기술이다. 산업·공공·의료 등 영역에서 필요한 AI 플랫폼도 연내 선보인다.

더존비즈온 전반적 흐름은 국내 영향력을 높이는 데 치중됐다면 영림원은 해외사업에 더 적극적이다. 영림원은 일본을 지렛대 삼아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 2030년까지 매출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달성하고 이중 해외 매출 비중을 20~25% 수준까지 늘려 ‘아시아 ERP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물론 더존비즈온 역시 글로벌 사업을 준비한다. 단 영림원과 달리 현지에 건물을 짓는 등 직접 투자는 피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영림원 역시 국내에선 중견·공공기관 등 규모가 큰 계약 체결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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