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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M&A 속도내지만…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 점점 작아지는 이유 [DD인사이트]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 본사 전경. ⓒ우리금융그룹

-합병 증권사, 메이저 발돋움까진 상당시간 소요 전망

-롯데손보 인수전 완주도 미지수…비은행 포트폴리오 정체기 장기화 가능성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우리금융이 최근 보험·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핵심 퍼즐을 맞추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금융이 소형사인 포스증권외에 추가적인 M&A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보험' 포트폴리오를 위해 최근 인수를 타진 중인 롯데손해보험 등 또 다른 비은행 포트폴리오로 거론되는 매물의 경우 가격적인 측면에서 인수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이미 오래전에 M&A 시장에 나왔지만 적정 몸값(?)에 대한 괴리로 인해 이렇다할 결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만약 우리금융도 몸값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해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발을 뺀다면, 현재 시장에서 바라보는 우량 보험사 매물이 드물기 때문에 당분간 증권사를 끝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정체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 증권사가 올해 3분기 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합병법인은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종금과 포스증권도 각각 합병을 결의하고 포스증권을 존속 법인으로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우리금융이 증권업에 진출하는 건 10년 만이다. 주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과 보험 계열사를 갖추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은 그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란 의지를 재차 강조해 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목표한 시기에 공식 출범을 성공하더라도, 증권업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포스증권의 규모가 작아 우리종금과 합병을 하더라도 증권업계에 영향력을 미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포스증권과 우리종금을 합병할 경우 총 자산은 6조6000억원에 불과하다. 자기자본(1조2000억원) 기준으로 보면 업권 내 18위 수준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역시 출범 10년 내 업계 10권안의 IB로 발돋움할 것이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합병 증권사는 지주사의 전폭적 지원을 바탕으로 자체 성장과 증권사 추가 M&A 등을 통해 10년 내 업계 톱10 초대형 IB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에 더 집중하는 우리금융롯데손보 인수전 과연 완주할까

이번 증권사 M&A에 대한 가시적인 행보와는 별개로, 앞서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통해 또다른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참전한 롯데손보 인수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롯데손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실사를 통해 인수를 검토해 볼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가격 이견이 크기 때문에, 실직적으로 우리금융이 이번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중도 하차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측과 원매자간 원하는 가격차이가 약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실탄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실질적으로 롯데손보의 인수를 완주하려 하기 보다는 일단은 간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 역시 "조단위 이상으로 가격 협상이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롯데손보측에서도 그동안 투입한 자금과 시간 등을 감안하면 매각가를 파격적으로 낮추기 힘든 상황인 만큼 서로간의 매각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우리금융 역시 롯데손보 인수에 "오버페이 할 생각이 없다"는 의견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3일 포스증권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롯데손해보험은 그룹에서 관심이 있다는 의향만 밝힌 상태"라며 "시장에서 나오는 높은 수준의 무리한 인수나 오버페이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역설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중도하차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에도 우리금융은 매각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인수에 나서지 않았다.

우리금융도 "보험사 인수에 관심은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우리금융이 이번 롯데손보 인수전에 발을 뺀다면 한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정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손보를 제외한 보험사 매물들은 KDB생명, MG손해보험, ABL생명, BNP파리바 카디프생명 등인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비우량 매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KDB생명과 MG손해보험은 몇년간 매물로 나왔음에도 재차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며 저조한 흥행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나마 ABL생명 매각 이후 매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동양생명의 경우 우량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눈독을 들이는 원매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제 적정 가격으로 인수를 성공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 우리금융이 원하고 있는 곳은 동양생명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기도 한다"며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보험사 매물들은 매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인수사의 전략적인 이점이 크지 않을 경우 한동안 표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유승 기자
ky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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