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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소비 빠진 MZ세대, ‘D2C 쇼핑몰’로 향하는 이유는?

이안나
사진=포인핸드몰 홈페이지 메인화면 일부
사진=포인핸드몰 홈페이지 메인화면 일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이커머스 업계 공통 과제는 핵심 소비층으로 대두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끌어들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업계에 윤리적 신념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 트렌드에 주목한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이 넓어지면서 이를 겨냥한 소비자 직접판매(D2C) 쇼핑몰도 함께 떠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브랜드를 운영 중인 대표들은 오픈마켓 입점보다 D2C 쇼핑몰을 개설해 운영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상품이 ‘가치소비’를 지향한다면 그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많은 상품을 전시하기보다 그 브랜드가 지향하는 목적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알리는 게 중요한데, D2C 쇼핑몰(자사몰)이 효과적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 ‘미닝아웃’ 즐기는 MZ세대, 가격보다 중요한 건 ESG?=최근 젊은층 중심으로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닝아웃 관련 제품 판매는 2019년 1분기 대비 올해 1분기 171.4% 증가했다. 2년새 2.7배가 증가한 셈이다. 특히 올해 1분기 미닝아웃 제품 판매에선 MZ세대 구매비중이 21%로, X세대(19%), 베이비붐세대(16%)보다 높았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를 결정짓는 요소가 꼭 가격경쟁력에 있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MZ세대 38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실천하는 기업 제품은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예를 들어 ‘포인핸드몰’은 반려동물을 ‘사는 대신 입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회사 로고와 슬로건을 활용한 굿즈 제품을 만들고, 품종이 없는 믹스 동물 캐릭터를 모티브로 해 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 수익금 일부는 제휴한 입양 카페, 유기동물 보호 시설 등이 정기 후원한다.

‘컷더트래쉬’는 ‘바다를 위해 쓰레기를 디자인하다’라는 구호를 내건 패션 브랜드다. 나일론·폴리에스터 등 소재가 섞인 폐어구를 모아 불순물을 제거하고 패션소재로 활용한다. 고객 90%가 MZ세대며 기관에서 친환경 유니폼 제작 요청 의뢰도 받는다. 해양 쓰레기를 1%라도 줄이겠다는 사명감이 의미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지향점을 어떻게 소개하고 설득하느냐다. 가령 이들이 일반 오픈마켓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한다면 소비자 주목도가 떨어질뿐더러 가격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크다.
사진='컷더트래쉬'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컷더트래쉬' 홈페이지 메인 화면
◆가치소비 브랜드, 오픈마켓보다 D2C몰로 향한다=무엇보다 가치소비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오픈마켓으로 유입되는 소비자들 중에선 관련 브랜드들이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들여다볼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D2C몰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D2C몰은 기업이 직접 상품과 콘텐츠를 자유롭게 배치하면서 소비자와 소통이 가능하다. 가치 소비자들 역시 오픈마켓 등 중간 유통사가 없는 자사몰에 직접 방문해 물건을 사는 경우도 많다. 카페24 플랫폼에 기반한 D2C 쇼핑몰 연간 신규 계정 수는 2019년 10만8000여개, 2020년 13만2000여개, 지난해 15만6000개로 3년새 40만개 가까이 늘었다. D2C몰을 운영하는 가치 브랜드 업체들은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D2C 쇼핑몰 운영이 필수라고 입 모은다.

이환희 포인핸드몰 대표는 “처음 오픈마켓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했을 땐 우리 브랜드를 찾는 고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 자사몰 개설을 결심했다”며 “D2C 쇼핑몰로 고객 정보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과 추가상품 기획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임소현 컷더트래쉬 대표도 “가치소비 브랜드를 운영할 때 자사몰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목적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창구로 기능하므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패션액세서리 업체 ‘델릭서’는 매출 일부를 유기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한다. 델릭서 역시 D2C몰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상봉 델릭서 대표는 “상품 키워드 중심으로 소비자가 유입되는 오픈마켓과 달리 자사몰에서 사업자가 원하는 대로 UX·UI를 구축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또한 가치소비를 즐기는 MZ세대가 자주 찾는 공간이다. 공유하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sns에 업로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치 브랜드들도 sns와 자사몰을 연동하기도 한다. 카페24는 “D2C 자사몰을 운영 중인 사업자 다수가 인스타그램 숍스 기능을 활용해 자사몰 상품을 연동·전시하는 방식으로 쇼핑몰에 고객을 유입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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