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카카오뱅크의 IT예산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객 증가, 서비스 확장 등에 따라 관련 투자와 비용은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진행된 2021년 카카오뱅크 실적 컨퍼런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IT비용은 253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시중은행에 비하면 카카오뱅크의 IT운영비용은 1/10 수준이다. 대형 시중은행은 통상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사이를 IT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은 최근 디지털 전환 및 비 금융서비스 발굴로 인해 투자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에 비해 IT비용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물론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의 특성상 점포 현대화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점포 운영에 필요한 PC, 스캐너, 계수기 등 업무 기기 외에 디지털 사이니지, 키오스크, 순번 안내시스템 등에 대한 운영 부담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는 IT운영 및 투자를 상당히 효율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비용의 효율화는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윤호영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를 사용하고 있고 IT회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은행 시스템을)구축했다. 비용도 기존 금융사보다 훨씬 적었다. 비교해보면 10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이 있었다. 카카오뱅크가 단기간에 흑자 전환한 것도 이러한 기술 인프라 덕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출범 당시 카카오뱅크는 금융권 최초로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를 도입해 기존 시스템 구축 대비 비용을 33% 밖에 쓰지 않았고 데이터베이스 매니지먼트 시스템(DBMS)으로 마이SQL을 도입하면서 기존 오라클 대비 60% 수준의 비용으로 운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등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카카오뱅크의 IT운영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IT비용으로 2018년 142억원, 2019년 174억원, 2020년 210억원을 썼다. 지난해 253억원을 IT비용으로 사용했다. 올해는 3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고객의 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련 비용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며 “오픈소스와 IT비용 효율화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 고객 확대 등으로 투자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픈소스 활용, DB전환 등 IT현대화 사업을 통해 비용효율적인 IT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오라클 DBMS를 교체하고,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포스트그레스 어드밴스드 서버 12(EPAS 12)’를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금융 데이터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높은 유지 보수비용이 소요되는 기존 오라클 DBMS를 교체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최근 국내 금융사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오픈체인(Open Chain) 프로젝트'의 국제 표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오픈 체인 프로젝트란 각 기업의 오픈소스에 대한 준수 역량을 다면적으로 평가해,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오픈소스 컴플라이언스를 갖춘 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것이다. 오픈소스를 사용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시 출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우수한 품질의 소스 코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마이데이터 사업, 글로벌 시장 진출은 물론 대규모 모바일 트래픽을 기반으로 광고 사업 등과 같은 플랫폼 기반 사업도 모색 중이어서 이에 대한 시스템 투자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