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해설] KT, 홈FMC 출시…통신시장 경쟁방식 뒤바꾼다

채수웅 기자

- 자기것만 고집하단 경쟁서 도태…컨버전스 경쟁시대 '개막'

- SK텔레콤, 더 강력한 컨버전스 서비스 곧 선보일 듯
- LG통신 3사, 합병 통해 양강체제에서 도약 모색


[디지털데일리 채수웅 기자] KT가 이동통신사에서는 금기시됐던 와이파이 탑재를 본격적으로 허용, 이동통신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KT는 14일 유무선 컨버전스 서비스인 ‘쿡앤쇼(QOOK&SHOW)’를 선보이고 와이파이, 와이브로, WCDMA가 구현되는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와이파이나 와이브로가 되는 지역에서는 굳이 이동통신망을 통해 전화할 필요 없이 인터넷전화(VoIP)로 통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석채 회장이 “KTF와 합병하지 않았으면 등장할 수 없는 서비스”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유무선 컨버전스는 유선업체와 무선업체간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영역이다.
때문에 단편적으로만 보면 KT의 개인고개부문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KT의 선택은 이동통신 2위사업자인 현재 위치와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막강한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을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경쟁으로는 판세를 뒤집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결국은 홈FMC를 출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 회장은 이번 와이브로, 와이파이, WCDMA, 일명 3W에 대해 CDMA나 초고속인터넷의 등장과 맞먹는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과는 다른 시장이 열릴 것이고 이 시장에서 KT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KT는 내년 이후에는 인터넷TV와 이동통신,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4스크린을 연계해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서비스와 콘텐츠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들도 이번 KT의 3W 서비스 출시에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비슷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초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합병을 추진하던 LG진영은 최근 LG텔레콤의 주도로 3사간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 진영도 FMC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KT사례에서 보듯이 LG데이콤과 LG텔레콤간의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KT와 KTF가 합병하고 더 이상 개별 서비스 경쟁은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는 업체간 합병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 된 것이다.

LG 관계자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만의 합병만으로는 큰 시너지가 없다”며 “타이밍을 놓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3사간 합병을 통해 유무선 컨버전스 경쟁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KT의 행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선분야에서 SK진영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컨버전스 시대에서 주도권이 KT로 넘어가지는 않을까 경계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번 KT의 홈FMC 출시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SK텔레콤은 이번 KT의 홈FMC 서비스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이는 이미 SK진영도 유무선 컨버전스 경쟁에 대해 많은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도 KT가 선보인 정도의 서비스는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소비자 만족도에서 더 높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진영이 이동통신을 제외한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이동통신 분야에서의 희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선시장에서 성장정체에 빠진 KT가 돌파구로 선택한 컨버전스는 통신시장에서의 경쟁 트렌드를 빠른 속도로 변화시킬 전망이다.

“새로운 시장”이라는 이석채 회장의 말처럼 컨버전스 시장에서 어느 진영이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소비자의 혜택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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