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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애플 美 특허전 3주차: 마주달리는 폭주기관차, 브레이크가 없다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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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특허소송 1심 3주차를 마쳤다. 양사의 대결은 치킨게임 양상이다. 브레이크를 걸 기회가 생겼으나 어느 쪽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이제 충돌은 불가피하다. 누가 피해를 덜 입고 승자라 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지시각 13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심리는 삼성전자의 공세와 판사의 양사 합의 권고, 그리고 무산 등이 요지다.

삼성전자가 꺼낸 카드는 통신표준 특허다.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특허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낼 것과 지금까지 내지 않는 금액 지급을 요구했다.

통신표준 특허는 이동통신기기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표준특허는 사용을 원하는 업체는 로열티를 받고 모두 쓰게 해줘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독점으로 처벌을 당한다. 이것이 프랜드(FRAND) 조항이다. 프랜드는 삼성전자가 통신표준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제품 판매금지 신청을 했을 때 애플이 방어논리로 사용했다. 법원도 애플 손을 들었다.

그러나 본 소송은 다르다. 판매금지 당하지 않았다고 해서 특허침해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로열티는 내야한다. 프랜드는 로열티를 내면 누구나 쓸 권리가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주는 용도지 면죄부는 아니다.

애플은 로열티 산정이 과도하다고 맞섰다. 경쟁사에 비해 요구수준이 높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가 애초에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물타기도 동원했다.

결국 삼성전자 공격은 로열티를 얼마로 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대당 매출액의 2~2.7%를 산정했다. 최대 4억2180만달러(4780억원)이다. 애플이 달라는 금액의 7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애플 제품 때문에 입은 삼성전자 제품 판매 감소에 따른 피해까지 배상은 원치 않았다. 이는 통신표준특허의 한계 문제와 미국 기업에 대해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전술이다.

이번 소송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소송 진행과 별개로 재차 양사의 합의를 종용했다. 합의 종용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접촉과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별다른 성과는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판사는 소송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특허수도 줄이라고 했지만 이도 별 성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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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양사의 미국 공판 4주차는 양사 최후 변론과 배심원 평의가 진행된다. 별다른 돌발 상황만 없다면 이번 달 안에 승자가 가려지는 일정이다. 하지만 양사가 극적 협상을 할 여지는 남아있다. 특허전은 대부분 판결 전 협상을 통해 끝난다. 누가 더 많은 이익을 볼지는 분위기가 변수다. 패배로 인한 손해는 이번 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특허가 무효가 되면 입을 타격은 재판 범위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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