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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데스크노트 밀어낸 일체형PC의 매력

이수환 기자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국내 일체형PC 시장이 심상치 않다. 2011년 이후 매 분기마다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왔지만 올해는 관련 제품을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업체가 부쩍 늘었다. 삼성전자, LG전자뿐 아니라 HP, 레노버와 같은 외국계 PC 업체에 국내 중소기업도 일체형PC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계속해서 PC 시장 분위기가 우울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일체형PC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다른 PC 판매량이 줄었다고 봐야 한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은 전통적인 데스크톱PC이지만 데스크노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데스크노트는 15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올인원 노트북을 말한다. 휴대성을 줄인 대신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 주요 부품 사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7년 후반부터 데스크톱PC를 대신해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데스크노트의 인기 요인은 가격대비 성능 및 공간효율성에 있다. 데스크톱PC처럼 각종 케이블을 주렁주렁 매달지 않아도 되니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체형PC는 값이 비쌌고 성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일체형PC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고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이 다양해져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이 선보이면서 터치스크린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까지 겸비하게 됐다.

데스크노트와 일체형PC 출하량도 극명히 비교된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매 분기마다 4000대 이상의 데스크노트를 공급했다. 작년 1분기에는 3만대 가까이 팔아치워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8000대 수준으로 급격히 출하량이 줄었다.

반대로 같은 기간 동안 일체형PC는 매 분기 3000대에서 2만대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데스크노트의 빈자리를 일체형PC가 채운 셈이다.

데스크노트와 일체형PC는 서로 다른 영역의 제품이지만 추구하는 가치가 거의 비슷하다. 두 제품은 사실상 메모리나 하드디스크를 제외한 핵심 부품의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고 공간효율성이 높다. 일체형PC의 경우 데스크노트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수 있어 사용자 경험(UX)이 더 우수하다.

데스크톱PC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도 일체형PC를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스마트 기기는 밖에서 주로 이용하고 사내에서는 일체형PC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HP와 델이 기업용 일체형PC를 잇따라 선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전반적인 PC 시장 부진 속에서 일체형PC의 약진은 일반 소비자와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 결국 PC는 입력장치를 통한 생산성, 그러니까 키보드나 마우스에 극적인 변화가 없는 이상 본체 크기를 줄이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체형PC는 노트북으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는다면 데스크톱PC를 대체할 가장 적절한 수단인 셈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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