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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 vs 탄산수’ 하반기 냉장고 경쟁 태풍의 눈

이수환 기자

- 용량과 전력소비량은 LG, 유지비는 삼성이 우세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물(水)’을 활용한 신형 냉장고 경쟁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먼저 관련 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LG전자로 ‘디오스 정수기냉장고’를 통해 신개념 생활가전 바람몰이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이번 주 ‘지펠 스파클링냉장고’로 맞불을 놓는다.

두 제품은 냉장고에서 물과 얼음을 제공한다는 점은 같지만 세부적으로 따지면 다른 구석이 더 많다. 기본적인 트렌드는 작년이 900리터급 냉장고로 덩치 키우기에 주력한 것과 달리 올해는 특화 기능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보면 된다.

먼저 용량은 정수기냉장고가 앞선다. 855리터로 790리터에 그친 스파클링냉장고보다 65리터가 더 크다. 구조적인 형태에서도 정수기냉장고는 전통적인 ‘사이드바이사이드(양문형)’이고 스파클링냉장고의 경우 북미에서 인기가 높은 ‘상(上)냉장, 하(下)냉동’ 정통 프렌치도어다.

북미에서 판매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국내와 달리 냉동실이 ‘서랍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년에 출시된 ‘지펠 T9000’이나 ‘디오스 V9100’과 같은 프리미엄 모델도 본체 아래쪽이 냉동실이지만 서랍식이 아닌 ‘여닫이문’이다.

정수 방식은 두 제품 모두 중공사막이 기본이다. 따로 스탠드형으로 이용하는 역삼투압 정수기와 비교하면 정수 능력이 떨어지지만 대신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아 설치가 더 용이하다. 정수나 얼음을 만들기 위해 수도관을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수기냉장고는 3단계 필터로 이루어졌다. 스파클링 냉장고의 경우 1단계 필터에 미국위생협회 규격인 NFC 인증을 받았다. 정수기냉장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유지비용은 스파클링냉장고가 더 낫다. 정수기냉장고는 정수 단계가 복잡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월 1만8900원을 내야 한다. 스파클링냉장고 필터는 6개월마다 교체하면 되고 4만5000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소다스트림의 탄산수 실린더는 7만원(공 실린더와 맞교환 시 2만4000원)이며 60리터의 탄산수를 만들 수 있다.


전력소비량은 어떨까. 정수기냉장고가 월 38.19kWh 3등급이고 스파클링냉장고는 39.9kWh 4등급이다. 더 많은 음식물을 넣을 수 있는 정수기냉장고가 전기료가 더 적게 나온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양문형 냉장고보다 전력소비량이 더 크다는 점에서 스파클링냉장고의 단점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1년 365일 사용하는 냉장고 특성상 경쟁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더 나간다는 부분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정수기냉장고와 스파클링냉장고가 추구하는 방향도 서로 다르다. 정수기냉장고가 전형적인 한국형 생활가전이라면 스파클링냉장고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후 국내에 출시된 해외파다.

각 업체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세이빙’, 그러니까 전력소비량이나 냉장고와 정수기를 따로 구입했을 때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데 중심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탄산수 자체를 충분히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초점이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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