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마이크론 “공급 확대 자제”… 메모리 업계 올해도 호실적 전망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올해 D램 신규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비트그로스(Bit Growth, 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측면에서도 시장 성장을 크게 상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전환 등 보완투자도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 중국 시안 공장 가동, 마이크론의 싱가포르 D램→낸드 라인 전환, 도시바의 요카이치 팹5 2단계 라인 완공 등으로 출하량 성장이 D램 보다는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이 역시 업계의 ‘자발적 수급균형’ 노력으로 공급초과 우려는 없다는 것이 메모리 업체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급균형에 따른 가격 안정화로 메모리 업계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2013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요 D램 업체들의 보수적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기술 전환에 따른 자연적 생산 감소분으로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이라며 “낸드는 1x 공정 전환, 3D 제품 도입 등으로 수급에 부담이 생길 수도 있으나 균형을 이루려는 공급 업체의 노력 역시 지속돼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도 24일 열린 2013년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삼성은 물론, 경쟁사들의 신규 D램 증설투자는 없을 것으로 본다”라며 “기술 업그레이드(공정전환)를 통한 물량 확대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상무는 “올해 시장의 비트그로스는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 본격 가동되는 중국 시안 공장의 3D 낸드플래시 생산량도 보수적으로 맞춘다. 백 상무는 “현재 3D낸드플래시(V낸드)를 탑재한 엔터프라이즈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제공했고, 고객사는 이를 테스트하고 있다”라며 “테스트 통과율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시안 공장의 1단계 양산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더칸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각) 열린 2014회계연도 1분기(9~11월)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D램은 기술전환에 따른 웨이퍼 투입량 감소(5%)로 수급상황이 안정적일 것”이라며 “낸드의 경우 올해 생산량이 다소 늘긴 하겠지만 업계 모두가 시장 수요에 맞출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업체별 메모리 출하 계획도 보수적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올해 시장의 D램 비트그로스를 20% 중반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가 30% 후반,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40% 초반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자사의 D램 및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가 시장 성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를 시장 성장과 동일, D램은 시장 성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래학 SK하이닉스 상무는 “SK하이닉스는 시장과 ‘동등한 성장’을 추구하지만 D램의 경우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작년 하반기 출하량 축소)기저효과로 시장 성장보다는 클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자사의 올해 D램 비트그로스가 시장 성장률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낸드플래시는 시장 성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 더칸 마이크론 CEO는 “이는 싱가포르 D램 공장의 낸드 생산 전환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카메라 모듈 등 부품 업계 전반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성장세 둔화로 올해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메모리는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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