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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은 없다…넷마블, 글로벌 거대자본과 경쟁 선언

이대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넷마블의 올해 미션은 한국게임의 글로벌 파이오니어(개척자)가 되는 것입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은 18일 서울 여의도동 글래드호텔에서 NTP 행사를 열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방 의장과 권영식 대표 등 넷마블 경영진은 2016년 사업 계획과 총 26종에 달하는 신작 라인업을 공개했다.

그동안 넷마블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의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3년간 연평균성장률(CAGR)이 68%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넷마블의 매출은 1조729억원. 넥슨에 이어 두 번째 ‘1조 클럽’ 입성이다. 이에 앞서 넷마블은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 투자유치, 엔씨소프트와의 지분거래, 디즈니 마블과 리니지2 등의 유명 지적재산권(IP) 제휴까지 미션 임파서블을 ‘미션 파서블’로 바꾸는 쾌거를 일궈왔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노린다. 오는 2017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했다.

◆“규모·스피드 경쟁 다음엔 자본경쟁”=지난해 방 의장은 제1회 NTP 행사에서 규모와 스피드 경쟁의 중요성을 설파한 적 있다. 이날 NTP에선 자본력에서도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진출을 이뤄내고 거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선 ‘실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개발 자회사를 먼저 IPO 하려던 전략을 뒤로 미루고 본사 IPO를 먼저 추진하게 됐다.

방 의장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킹을 6조원에 인수하고 중국 게임들이 (내수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자본을 확보해 스피디하게 글로벌로 진출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개발팀을 확대해 순식간에 한국과 대만 태국 등의 빌드를 나눠 각각 진출하는데 한국 업체로서는 엄두도 못 낸다. 프로젝트 하나에 수백명이 달라붙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글로벌 시장의 엄중한 경쟁 현황을 전했다.

그는 “IPO의 이유도 규모의 경쟁을 위해서 하는 것인데 이 정도 시점도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다”며 “IPO를 통해서 글로벌 기업과도 자본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재 넷마블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 코스피와 함께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 중이다. 상장 시기는 2016년 말에서 2017년 초로 보고 있다. 본사 IPO에 이어 유력 개발 자회사의 IPO도 추진한다.

방 의장은 “우리는 자본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디에 상장할 것인지는 주관사가 선정되면 함께 충분히 논의하고 디테일한 전략을 짜보고 싶다”며 “한국에서 상장하면 신주를 국내 투자자에 주는 의미도 있고 나스닥에 상장하면 넷마블이 해외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상장을 통해 (회사를 알리고) 마케팅 비용을 크게 세이브(절감)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좋은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글로벌 메이저 회사로 도약을 위한 IPO”라며 “투자자금을 마련해 규모와 속도의 경쟁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넷마블몬스터-에스티 합병…글로벌 IP 전문 스튜디오로 육성=이날 넷마블은 유력 개발 자회사인 넷마블몬스터(대표 김건)와 넷마블에스티(대표 유석호)의 합병을 알렸다.

권영식 대표는 “두 대표가 글로벌 IP 스튜디오를 위한 중대한 결정을 했고 이 의사를 존중해서 합병을 하게 됐다”며 “360명의 개발인력을 가진 대형 스튜디오로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IP 전문 스튜디오”라고 합병 취지를 밝혔다.

김건 대표는 양사 합병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으나 몬스터길들이기와 레이븐의 성공이 이어지면서 추진 시기가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이퀄리티(고품질)의 게임의 니즈가 많아 넷마블에스티와 넷마블몬스터의 역량이 합쳐지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석호 대표는 “레이븐의 성공으로 개발자에서 경영자의 영역에 들어가 고민이 많아졌다”면서 “레이븐 오픈전부터 합쳐지면 좋은 시너지가 나겠다 얘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유력 IP·소셜카지노 눈에 띄네=이날 넷마블은 26종의 신작을 발표했다. 기존 게임의 글로벌 진출도 알렸다. 이 중엔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눈에 띈다. ‘더킹오브파이터즈올스타(가칭)’와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 등이다.

넷마블은 마블코믹스에 이은 디즈니 IP의 추가 확보 사실도 알렸다. 방 의장은 “조만간 마블보다 막강한 IP를 발표할 것”이라며 “계약관계상 아직 공개 못하고 있다. 한창 개발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리니지2에 이어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까지 엔씨소프트 IP도 대거 활용한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규모다중접속온라인(MMO) 장르를 구현할 계획이다. 유력 MMO게임인 ‘테라’의 모바일버전도 개발 중이다.

북미·유럽을 겨냥한 소셜카지노 게임도 출시한다. 정통 텍사스 홀덤 룰을 적용한 ‘4 Ones Poker(포 원스 포커)’가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호텔 카지노 게임을 그대로 구현한 ‘All 4 Casino(올 포 카지노)’도 상반기 출시를 앞뒀다.

글로벌 진출은 북미, 일본, 중국 등 권역을 나눠 각각 지역별에 맞는 현지화를 거쳐 집중 공략한다.

북미의 경우 ‘모두의마블 디즈니(가칭)’, ‘크로노블레이드’, ‘글린다:환상의문’ 등 10여종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간판게임 ‘세븐나이츠’는 미국 에스지엔(SGN)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한다.

일본은 ‘레이븐’ 업그레이드 버전과 현지 구글플레이 매출 13위를 기록 중인 ‘세븐나이츠’의 전략적인 업데이트 등을 대응하고 중국은 대규모 RPG 4종으로 공략한다. ‘리니지2’와 ‘레이븐’, ‘스톤에이지’ 등을 중국 별도빌드를 통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

이승원 넷마블게임즈 부사장은 “지난해 넷마블이 글로벌 퍼블리셔 톱10에 진입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지만 그동안은 도약을 위한 선행단계였다고 본다”며 “유명 IP를 결합한 라인업 확대와 지역별 최적화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성과의 폭을 한층 넓혀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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