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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게임 속 ‘전쟁’, 모바일서 꽃필까

이대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게이머라면 ‘MMO’(엠엠오)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Massively Multiplayer Online’의 약어다. 업계에선 보통 대규모 다중 접속(MMO) 장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MMO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서버에 동시 접속해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장르를 일컫는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블레스’, ‘테라’ 등은 MMO의 특성을 갖춘 캐릭터 역할수행게임(RPG, Role Playing Game), 즉 MMORPG이다.

그동안 MMO는 PC온라인게임의 핵심 재미요소였다. 이는 패키지(스탠드얼론)게임과 구분 짓는 온라인게임만의 특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MMO의 재미가 패키지게임이나 모바일게임에서도 구현되는 추세다.

특히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을 빼닮아가고 있다. 최근엔 PC기반 MMORPG의 최고 재미요소로 꼽히는 ‘전쟁’ 콘텐츠가 모바일로 속속 넘어오고 있다.

이르면 내달 말 500대500 규모로 최대 1000명이 실시간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모바일 MMORPG가 나온다. 홍콩에 본사를 둔 이펀컴퍼니가 출시할 ‘천명’(1000명)이다. 모바일게임에서도 진짜 ‘전쟁’이라 부를만한 실시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물론 PC기반 온라인게임이 실시간 전장 구현 품질이나 역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모바일게임을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도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보단 PC모니터에서 즐기는 대규모 전쟁의 재미가 더 크게 와 닿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스마트 기기의 고사양화와 게임 개발력의 고도화 속도를 감안하면 모바일게임 내 전쟁 콘텐츠도 빠르게 발전하리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콘텐츠의 접근성 측면을 고려하면 향후엔 모바일게임 속 전쟁이 더욱 호응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엔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채팅’이다. MMO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 간 대화인데, 이 부분에서 모바일게임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리 입력한 문구를 단축키로 불러내는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 하반기와 내년이 되면 국내 기술력이 투입된 모바일 MMO게임들이 속속 나올 전망이다.

그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L’은 리니지의 모바일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기존 리니지가 가진 MMORPG의 특성이자 본연의 재미를 담아내기 위한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리니지의 ‘공성전’을 어떻게 구현할지, 게임 이용자 간 소통도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과연 모바일 MMO게임에서 발전적 변화를 볼 수 있을까. 온라인게임의 핵심이자 강점인 대규모 전쟁까지 모바일에서 제대로 구현된다면, PC온라인게임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모바일게임과 PC온라인게임의 세 다툼이 대단히 흥미로울 법하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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