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MCU+보안’, IoT 시대 ST마이크로의 해법은?

이수환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마이크로)는 27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 보안 칩을 더한 ‘ST세이프(SAFE)’를 국내에서 출시했다. 르네사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NXP(프리스케일)와 함께 전 세계 MCU 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접어들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상 가능한 전략이다.

ST세이프-A100은 지난 6월 선보인 제품이다. 보안 칩이기 때문에 인증 기능을 제공하고 일반 MCU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보안 운영체제(OS)가 내장되어 있고 금융 수준의 보안 산업 표준인 ‘CC인증(Common Criteria, 국제공통평가기준) 평가기준 5+ 등급(CC EAL5+)’으로 인증도 받았다.

ST마이크로가 MCU에 보안 칩을 더하고 ST세이프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MCU 시장의 한계와도 관련이 깊다. IoT 시대로 접어들면서 각 업체별로 나름대로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MCU보다는 특정 목적에 따라 더 높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채용한 경우가 많다. 인텔 ‘에디슨’이나 삼성전자 ‘아틱’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그동안 MCU 시장이 8비트에서 16비트, 32비트로 넘어왔지만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이나 특정 분야를 위한 인증 등을 제외하면 크게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MCU 시장 성장률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도 그나마 어정쩡한 위치의 8비트 MCU가 17.4% 역성장 했기 때문에 거둘 수 있던 성과다. 8비트와 32비트 MCU의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ST마이크로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결국 유리한 조건을 내세워 개발자 끌어들이기다. ST마이크로 보안 MCU 부문의 로랑 데니스 마케팅 매니저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IoT에서 보안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고 있으며 (ST세이프는) 높은 보안 성능과 함께 맞춤화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필요한 솔루션을 포괄적인 생태계로 제공하고 빠르고 손쉽게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마이크로에서 보안 기능을 내장한 MCU 제품의 비중은 40%로 적지 않다. 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도 별도로 준비되고 있다. IoT 관련 업체가 보안에 대한 인식이 대체적으로 낮고 전문지식 습득이 어렵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ST세이프를 이용하면 어려운 문제를 간편하게 넘어설 수 있어서다.

한편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orld Semiconductor Trade Statistics, WSTS)에 따르면 ST마이크로의 범용 MCU 시장점유율은 2013년 8.2%에서 2015년 12.7%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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