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칼럼

[취재수첩] 4차 산업혁명, IT서비스 혁신 계기돼야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소개된 ‘4차 산업혁명’은 1년여 만에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거대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4차 산업혁명을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을 혁신시킬 키워드로 강조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공통된 주제를 살펴보면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존 산업지형 및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관련하여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사실 우리 나라에서 이러한 데이터를 꾸준히 다뤄온 곳이 바로 IT서비스업계다. 그룹사의 IT운영 및 구축을 다뤄온 IT서비스업체들은 다양한 업종의 특화된 데이터를 다뤄온 경험이 그 어느 기업보다 많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의 경우 전통적인 정형 데이터 외에 비정형 데이터를, 또 내부 데이터보다 외부 소셜 데이터 들이 중요시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데이터를 다뤄본 컨설턴트 및 전문가들은 기업의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선 우선 내부 데이터를 잘 분류하고 이해한 후 데이터 분석에 나서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IT서비스업체들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제조, 유통,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를 다뤄온 만큼 데이터의 특징과 쓰임새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엇을 분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초기 과정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IT서비스업체들이 지금 당장 구글의 ‘알파고’, IBM의 ‘왓슨’과 같은 원천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무리다. 또한 IT서비스업체들에게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라고 하는 것도 IT서비스업이라는 본질과는 먼 얘기다.

IT서비스업체들은 기본적으로 통합과 활용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도 이러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해오던 영역에서 ‘고도화’를 꾀하기 위한 현명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다만 클라우드와 같이 기업 IT시장의 근본적인 변혁을 불러일으키는 기술에 대해선 외면해선 안된다. 일부 IT서비스기업들은 기업 내부 조직논리와 당장의 매출구조에 함몰돼 클라우드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

빅데이터와 관련해서도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은 피해갈 수 없는 숙제다. 최근 신한은행은 경력사원 채용 공고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인재 수급에 나섰다. 분야도 다양하다.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서 빅데이터 알고리즘 분석,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 채용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IT신기술을 받아들이는데도 힘겨워하던 은행조차 이제는 직접 IT를 접목하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서비스업체들 스스로 새로운 기술과 환경을 수용하는 것을 미루게 되면 동종 업계는 고사하고 다른 업계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플레이어에 밀릴 수 도 있다는 긴장감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T서비스 업체들 스스로의 혁신이다. 4차 산업혁명과 IT서비스업체를 연결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시각이 존재한다. IT서비스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것이 웃기지도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서비스업체들이 태생부터 쌓아온 부정적 이미지 탓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변화와 성장을 꾀하는 IT서비스업체들은 여러가지 변화의 기로에 놓여있다. 최신 IT기술을 습득하고 반영하는데서 오는 기존 조직의 저항감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고질적인 SI사업 수행의 관행을 벗지 못한다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사회의 파트너로 자리할 수 없을 것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이상일
2401@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