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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ALM 재구축 점화… 패키지 대신 ‘자체 구축’ 방식 큰 변화

박기록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디지털뱅킹 서비스 경쟁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리스크관리시스템은 비대면채널, 빅데이터 분석 중심의 BI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경영이 강화되면서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핵심 IT인프라다.

ALM(자산부채종합관리시스템)과 같은 핵심적인 금융권의 리스크관리시스템 지형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1998년 IMF외환위기를 겪고, 은행권이 리스크관리스템을 크게 강화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재무회계, 인사관리 등을 중심으로 한 ERP 도입이 본격화됐다.

특히 ALM시스템의 경우, 당시 오라클의 OFSA가 단연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거의 대부분의 은행이 재무회계 부문에 OFSA를 채택했다. OFSA채택하지 않았던 일부 은행중 우리은행이 FIS글로벌(구 썬가드)사의 뱅크웨어(Bancware), 당시 외환은행이 SAP, 부산은행이 센데로(SENDERO)를 도입했다.

이후 시스템 업그레이드 요건이 생긴 2007년 이후부터는 OFSA에 대응해 페르마(Fermat)의 ALM솔루션이 등장해 시장을 주도했다. 농협중앙회(2006), 외환은행(2007), 부산은행(2008), 대구은행(2011), 산업은행(2013)의 경우 페르마 패키지 기반으로 ALM시스템을 재구축했다.

당시 페르마는 OFSA를 채택하고 있던 농협중앙회, 대구은행, 산업은행에서 OFSA를 밀어내고 고객사를 확보했다. 외환은행은 SAP에서 페르마, 센데로(SENDERO)를 채택했던 부산은행도 페르마를 채택한 것이다. 즉, 지난 10년간은 OFSA와 페르마가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페르마를 국내 공급한 유니타스가 리스크관리시스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 시도되고 있는 은행권의 ALM의 재구축 프로젝트에서 이제 OFSA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외산 리스크관리 패키지를 들여오는 대신 자체 구축(인하우스)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국내 은행권에선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의 경우 ALM 재구축 결정에서 기존 패키지 방식 대신 자체 구축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세 은행은 기존 OFSA솔루션을 이용해 ALM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우리은행만이 패키지 방식으로 발주했다. 우리은행은 기존솔루션인 FIS 글로벌의 Focus ALM)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됐다.

특히 신금리리스크 (IRRBB, Interest Rate Risk in Banking Book) 규제가 발표되면서 ALM시스템 구축을 한지 오래된 은행들을 중심으로 ALM시스템 재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리스크관리시스템과 같은 고난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할 경우 포장지만 뜯어서 사용하는 패키지가 편리하다. 하지만 실제 국내 은행들이 적용하기에는 커스터마이징 범위기 넓어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관련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은데다 솔루션 공급회사의 업데이트와 사후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패키지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기위해 시도되는 자체 구축 방식도 리스크관리시스템 분야에 이해도가 높은 인력 구성및 시스템 지원을 위한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전문업체들과의 협력체제가 필수적이다.

신한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11월부터 ALM재구축 작업에 착수,11개월간의 시스템 개발을 거쳐 올해 10월까지 프로젝트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올해 1월, KPMG를 주사업자로 선정했으며, 12개월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 1월부터 새로운 ALM 시스템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파이낸셜데이터시스템을 주사업자로 선정, 올해 3월부터 약 8개월간의 일정으로 구축 작업에 착수했으며 올해 10월 오픈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유니타스를 주사업자로 선정, 올해 8월부터 ALM 재구축 개발에 착수했다. 프로젝트 기간은 약 11개월간이며 내년 7월 가동예정이다.

아직 ALM시스템 재구축 구축에 착수하지 않았지만 뱅크웨어(Bancware)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는 광주은행, 경남은행과 OFSA를 적용하고 있는 수협은행이 2018년 ALM시스템 재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ALM시스템 재구축이 오래되지않은 은행들은 약 10억원 이내의 예산으로 신금리리스크(IRRBB) 도입만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IRBB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지난 8월 발주했으면 이 사업에는 유니타스, PwC컨소시엄이 주사업자로 참여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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