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피델릭스, 中 모회사 IPO 추진…먹튀? 과감한 투자?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 기자]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피델릭스(대표 안승한)의 중국 모회사 동심반도체유한공사(Dosilicon.Co.,Ltd, 이하 동심반도체)가 중국에서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피델릭스 관계자는 “모회사가 중국 시장에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상당히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사업 계획과 내부적인 목표를 하나 하나씩 달성하고 (만약 모회사가) IPO에 성공하면 중국 상장사의 자회사가 되느니만큼 (중국의) 투자 측면에서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피델릭스는 모바일 D램, 노어(NOR) 플래시 메모리, 멀티 칩 패키징(MCP) 등을 개발하는 팹리스 회사다. 2015년 6월30일 최대주주가 기존 안승한 대표 외 2인에서 동심반도체로 변경됨에 따라 중국 ‘동방항신 그룹(Orient Evertrust Capital Group)’에 편입됐다.

피델릭스의 직접적인 모회사인 동심반도체는 지난 2014년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메모리 반도체 업체다. 2015년 피델릭스 경영권 인수 후 본격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피델릭스 주식을 520만374주(25.28%) 보유하고 있다. 안승한 대표의 피델릭스 지분율은 0.47%(9만7210주)다.

동심반도체의 대표는 중국 상하이시 반도체산업협회 이사인 지 잉샤(Xie Yingxia)다. 피델릭스에 따르면 동심반도체는 중국 반도체 관련 정부기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으며 상하이 고신기술기업(하이테크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우한신신(XMC)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고 중국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공략 중이다.

동심반도체의 임직원 수는 30명(2016년 말 기준)이며 자회사로 피델릭스와 니모스텍을 두고 있다. 니모스텍은 안승한 대표 소유의 비상장 낸드 설계 업체였으나 동심반도체가 95%의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가 됐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모회사가 얼마나 성장하는지에 우리 회사 성장도 달려있다. 모회사 상장 성공 시 시너지를 일으켜 중국 시장에 참여하면 (주관적인 예상으로) 주가 측면에서도 경쟁사 대비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동심반도체의 상장 도전이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실적이 좋지 못하다. 작년 동심반도체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1억3789만위안(약 233억7200만원), -967만위안(약 -16억3900만원), -583만위안(약 -9억8800만원)이다. 더불어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모두 적자였다. 작년 자산총액은 2억3571만위안(약 400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도 상장 시기에 대해선 “중국 모회사가 최대한 빨리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중국 시장이 국내와 여러 면에서 다른 만큼 구체적인 상장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라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동방항신 그룹은 중국 강소성 소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약 2000명이다. 작년 매출액은 92억7677만 위안(약 1조570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억1785만 위안(약 370억원), 2억1252만 위안(약 361억원)이다. 작년 총자산 규모는 54억5300만 위안(약 9243억9300만원)이다.

동방항신 그룹 계열사로는 동심반도체의 최대주주(지분율 65%)인 ‘Shanghai Wenqi Investment Co., Ltd’ 외 20여개 회사가 있다. 그룹 계열사는 주로 자원 개발, 부동산, 인프라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동방항신 그룹의 대표이사이자 등기이사로 재직 중인 장 쉐밍(Jiang Xueming) 회장은 인프라, 부동산, 방직산업 등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업가다. 중국에서 ‘강소성 최고의 부호’로 불린다. 동방한신 그룹 계열사 중 중국과 홍콩 시장에 상장된 3개 기업 남극전상, 동오시멘트국제유한회사, 양광유사유한공사 지분도 각각 7.8%, 53.9%, 5.9% 보유하고 있다.

한편, 중국 업체가 모회사이다보니 국내 투자자 사이에선 ‘기술 유출’ 및 ‘먹튀’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회사 관계자는 “동방항신 그룹의 대표가 중국에서 강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라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고 (이런 활동의 하나로) 우리 회사에 장기적인 그림을 가지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자본이 들어와 단기적인 수익을 얻고 나가는 구도와는 차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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