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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설비투자 전망 엇갈려…업황 불확실성↑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내년 반도체 투자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업황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삼성 지배구조 이슈, 엔비디아 실적 쇼크, 애플 부품 공급사 가이던스 하향,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등 업황과 관련해 고려할 요소가 많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본격화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략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풀릴 것으로 보는 만큼 내년 상반기 투자를 대폭 줄이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버 수요 다변화, AI(인공지능)·5G 등 신규 수요 영향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기에 내년 상반기 업황이 안 좋다 해서 단기적으로 투자를 줄이진 않는다. 내년 하반기부터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 예상한다면 상반기에 줄일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대체로 내년 하반기 정도부터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이를 대비해 상반기 투자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도체 장비업계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 후공정 투자가 활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전공정은 투자가 아쉬운 수준일 수 있으나, 후공정 기준으로 본다면 2017년과 올해 상반기에 D램 투자가 많았던 만큼 후속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패키지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직접 투자한 부분도 있으나 아웃소싱한 부분도 많다. 전 세계 패키지 투자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증권업계에선 내년 업황에 맞춰 양사가 공급을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SK증권 김영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 관련 보고서를 통해 “D램과 낸드 업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중국 우시 D램 공장과 청주 신규 팹 설비 반입 일정을 조정 중”이라며 “내년 신규 투자는 최소화하고, 현재 팹의 생산성을 높여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달성하는 ‘투자 효율 극대화’ 전략을 펼 것이며, 공급 조절 효과는 내년 4월부터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D램 신규 투자를 아예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NH투자증권의 도현우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신규 투자 규모는 D램 월 0K(K=웨이퍼 1000장), 낸드 월 80K 수준일 것”이라며 “내년 투자할 수 있는 클린룸 규모는 평택 2층 내 남은 월 80K가 전부”라고 전했다. 김영우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투자는 2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투자 축소 관측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년 투자 금액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계획 중인 화성 EUV 라인도 내년 완성 때까지 계속 투자해야 하고 평택 2기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내년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줄 것이란 전망은 맞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평택 상층(2층) 증설은 기존 계획대로 한다”라며 “잔여 캐파(CAPA) 증설보다는 화성 16라인 낸드를 D램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낸드에서 D램으로의 전환은 가능하다. 다만, D램보다는 낸드가 지금 공급 과잉 우려가 더 큰 편이기에 전환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투자를 늘린다면 평택 2층 증설과 더불어, 평택 2기 투자에 빨리 착수하는 건데 이 부분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단기적으로 제품 믹스 개선이 필요하다면 검토할 수도 있다 정도”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 M15와 중국 우시 D램 공장 투자가 있어 올해만큼 투자하거나 그 이상 할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비업계에서도 내년 하반기부터 AI(인공지능)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수요처, 서버 다변화 등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5G 등을 대비해 대규모 서버 투자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데이터 센터 수요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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