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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반도체, D램보다 낸드 시장 진입 빠를 듯…트럼프 압박 피할까

신현석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의 메모리반도체는 언제쯤 한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할까. 업계에선 D램보다 낸드 영역이 더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D램 기업 푸젠진화반도체(JHICC)를 압박하면서 이 추세가 더 확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업계 관계자는 “D램보다 낸드가 가시권에 있다. D램은 지켜봐야 한다. 한국 업체에 영향을 끼치려면 아직 멀었다. 낸드는 1년 남짓한 가시권에 있다”라고 전했다.

애초 허들이 높은 D램보다 비교적 진입이 수월한 낸드 분야에서 중국 기업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존재했었다. 이제는 미국의 압박으로 D램과 낸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더해졌다. 미국이 모든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으나, 명분 없이 움직이기 어려운데다 현재 낸드 분야에서 미국의 별다른 제재 움직임이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푸젠진화는 마이크론과의 소송 문제로 이미 작년부터 논란이 돼 왔던 기업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장비업계에서 중국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가 최근 기대감이 사실 사라진 상황”이라며 “D램은 양산 시기를 논하기 어려울뿐더러 최근 제재 이슈가 생기면서 일단 D램 쪽은 배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낸드 시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의 경우 일단 YMTC는 64단 3D 낸드를 내년 4분기 양산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공장에 장비를 가동하러 갔는데 YMTC 측에서 양산을 앞당기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라며 “64단으로 시작하지만 앞으로 64단 비중이 크지 않을 것이란 말도 한다. 시작은 64단이되 빨리 128단으로 가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YMTC는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다. 장비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YMTC가 아닌 다른 후공정 전문업체를 통해서도 낸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은 YMTC는 물론, 그룹 내 다른 후공정 전문업체를 통해 투 트랙 전략을 짜고 있다. YMTC는 3D 전용으로 가고, 다른 쪽으론 인텔 웨이퍼를 가지고 후공정만 자체로 해 생산할 계획이다. 이 부분은 내년 YMTC보다 먼저 시작될 것이다. YMTC는 이미 1년 이상 지연돼왔던 상황이므로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내년 3분기가 되면 확실히 양산 시점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D램은 변수가 더해져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나, 칭화유니그룹이 낸드 개발 속도를 내고 있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낸드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영향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은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크게 없을 것으로 본다. 기술 소송이 제기됐던 D램과는 다르게 소송 문제도 안 나오고 있다. D램 쪽은 군사용 등 민감한 부분이 있다. 낸드는 그에 비하면 덜 민감하고 기술 난도도 비교적 높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D램 기업의 시장 진입은 설사 미국의 압박이 없더라도 기술력이 낮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양산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푸젠진화 외 다른 D램 업체도 있는데 본인들은 내년 양산한다고 하지만 설비를 보면 무리라는 영업 쪽 얘기가 많다. 결국엔 시장 진입을 할 것으로 보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푸젠진화가 고객사인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푸젠진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푸젠진화가 장비를 당장 달라고는 하는데 안 줄 수는 없다. 그 쪽 사업이 변화된 부분은 현재로선 없다. 우리와 경쟁사인 미국 장비업체를 쓰지 못하면 투자 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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