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정책

개인정보보호법 해설서 사전예고··· 가명정보 산업적 활용에 무게

이종현
개인정보보호법 해설서 222p
개인정보보호법 해설서 222p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개정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후속조치의 최종 절차인 개인정보보호법(이하 보호법) 해설서가 사전예고됐다. 보호법 해설서는 오는 16일까지 의견수렴 후 10월 말 발간될 예정이다.

보호법 해설서는 법 개정으로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 및 학계, 일반 국민을 위해 마련됐다. 보호법과 관련한 전반적인 해설을 비롯해 가명정보 등 새롭게 도입된 개념에 대한 풀이가 582페이지에 걸쳐 안내됐다.

산업계에서는 보호법 해설서를 데이터3법 후속조치의 ‘마지막 단추’로 보며 기다려왔다. 법이 개정됐지만 기존 법과 달라진 부분이 많은 데다 해석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명정보의 활용이 그 예다. 개정 보호법에 따르면 다른 정보와 결합하지 않으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가명정보는 ▲과학적 연구 ▲통계작성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으로는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쟁점은 ‘과학적 연구’가 기업의 새로운 기술·제품 개발까지 아우르냐이다.

산업계, 학계, 법학계 등 다수는 기업의 가명정보 활용이 가능하다고 점쳤다. 개정법의 입법취지부터가 신산업 활성화이며, 기업의 과학적 연구와 학계의 학술적 연구를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입장이다.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보호법의 본래 취지인 개인정보보호는 뒷전으로 하고 산업계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비판이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는 가명처리 및 가명정보 결합절차 설명회에서 과학적 연구에 대해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의 연구개발 및 개선 등 산업적 목적의 연구도 포함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번 보호법 해설서는 해당 논란의 쐐기를 박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호법 해설서는 과학적 연구에 대해 “과학적 연구는 기술의 개발과 실증, 기초 연구, 응용 연구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 개발 등 산업적 목적을 위해서도 수행이 가능하며, 민간 투자 연구도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보호법 상의 과학적 연구가 산업적 연구를 포함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구체적인 예시도 소개됐다. 연령 성별에 따른 체중관리 운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또는 운동관리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수집한 맥박, 운동량, 평균 수면시간 등의 정보와 이미 보유한 성별, 연령, 체중을 가명처리 해 활용하는 경우 등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해설서가 582페이지에 달해 아직 모두 살펴보지는 못했다. 다만 데이터 활용을 어렵게 하던 부분 다수는 해소된 듯하다”며 “시민사회의 반발이 큰 만큼 논의는 필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법이 시행됐음에도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길어져선 안 된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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