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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간판 떼면 게임코리아 없다

이대호
15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15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20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간판 싸움이 활발했다.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를 보면 유명 원작과 지식재산(IP)을 앞세운 후속작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 바람의나라, 뮤, 세븐나이츠, 블레이드&소울, 카트라이더, 미르의전설, R2, A3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IP를 내세운 게임들이 매출 상위를 독차지하는 중이다. 바꿔말하면 유명 IP를 업지 못한 대다수 게임은 뒤로 밀려났다는 얘기다.

물론 IP 없이도 성공한 게임이 있다. 대단히 드물다. 이러한 게임을 보면 중국산 게임의 비중이 부쩍 올라간다. 기적의검, 원신, 라이즈오브킹덤즈, S.O.S:스테이트오브서바이벌, AFK아레나 등이 있다. 모두 중국산이다.

이 중 기적의검은 이렇다 할 마케팅 없이도 매출 최상위를 꾸준히 유지해 한국 기업들이 자존심을 구겼다. 원신은 여기서 더 나아갔다. 서구권 시장에도 안착했고 콘솔 플랫폼에서도 성과를 냈다. 콘텐츠로도 기술 수준으로도 앞선 모양새다.

올해 흥행작을 되짚어보면 간판을 뗀 한국 게임은 중국산에 속절없이 밀렸다. 유명 간판을 달고도 중국산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십수년전 게임이 모바일 시장을 대거 장악한 지금 상황을 좋게만 볼 수 있을까. 유명 IP를 계속 재활용하는 방법은 언젠가 한계를 맞닥뜨릴 것이다. 올해 모바일 흥행작 중 유일하다시피 한 신규 IP이자 국산 창작 게임인 넥슨 V4와 같은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

‘돈 되는 게임’에 집중하는 국내 기업들의 장르 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 다른 장르는 외산 대비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던 중 MMORPG에서도 중국 원신이 앞서나갔으니, 위기 신호가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배수진을 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게임코리아의 경쟁력을 보여줄 때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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