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드림①] 금값된 IT개발자·· “하고싶다면 주저없이 도전하길” IT마스터의 조언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3D 직업’으로 불리던 정보기술(IT) 개발직군이 어느새 모두가 선망하는 ‘귀한 직업’이 됐다. 디지털 혁신에 대한 수요가 커졌고,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고, 결국 일부 IT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잡기 위해 연봉 인상 랠리를 시작한 결과다. 자연히 개발자 육성과 취업에 관심이 쏠린다. IT개발자가 되기 위한 방법과 취업을 주제로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직장을 다니면서 코딩을 배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코딩을 하면서 즐거움을 찾으셨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낀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하고 싶은 일에 주저 없이 뛰어드세요.”(윤지수 코드스쿼드 웹프론트엔드 마스터)
개발직군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곳은 교육기관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부터 취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취준생), 직업을 가진 채 코딩을 배우려는 전업 희망자 등. 여러 사람들이 개발자가 되기를 꿈꾸며 교육기관을 찾고 있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사설 소프트웨어(SW) 교육기관 ‘코드스쿼드’를 방문해 최근 동향을 확인해 보았다. 최근 IT개발자의 연봉이 화제가 되면서 실제로 일선 IT교육현장에서 어느 정도 문의가 활발한지 궁금했다.
'코드스쿼드'는 네이버가 설립했던 NHN넥스트의 교수 출신이 설립한 곳이다. 현업 개발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곳으로, 취업반 성격의 6개월 과정인 ‘마스터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료 후에는 이력서 피드백, 모의 인터뷰,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업 개발자가 추천하는 교육, 코드스쿼드 ‘마스터코스’=코드스쿼드의 교육 프로그램 마스터코스는 6개월의 장기 과정으로 구성됐다. ▲모바일 iOS ▲웹프론트엔드 ▲웹백엔드 등 3개 마스터코스를 운영하고 있는 코드스쿼드는 각각의 클래스별 ‘마스터’가 멘토가 돼 교육을 진행한다. 이론 중심의 암기 학습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발 현장에서 통할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스터코스 교육생들은 6개월 동안 컴퓨터에 대한 기초를 배우는 과정(5주)과 클래스별 심화된 주제의 학습(8주), 그리고 3개 클래스가 모여 실전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12주) 등이다.
코드스쿼드의 마스터코스는 제한된 교육생만 모집하다 보니 ‘신청해도 못 들어가는’ 교육이라는 말이 돈다.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문제 풀이와 과제 형식의 온라인 시험, 온라인 면접 등을 통해 교육생이 선발된다. 올해에는 상반기(1~6월)에만 교육생을 모집하고 하반기에는 진행되지 않는다.
교육 방식은 교육생이 작성한 코드를 멘토(마스터)가 1:1 ‘코드리뷰’를 하며 실무감각을 키우는 형태로 진행된다. 단계별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주어지고, 이를 매일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팀 혹은 스스로 해결한다. 강의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문제 해결을 위한 자율적인 시간으로 보낸다. 현업 환경과 유사하다. ‘기본기’가 필요구되는 이유다.
웹프론트엔드 클래스를 맡고 있는 윤지수 마스터는 “경쟁률이 많이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팀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교육 특성상 조건 없이 모든 사람을 받을 수는 없다. 서로 협력하며 실력을 향상하려면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은 가능해야 한다. 그렇다고 성적순으로 모집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기를 갖추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분들에게는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뭐부터 하면 되나요?=‘무엇부터 시작하면 되냐’는 개발자가 되려고 마음먹은 사람 대다수가 던지는 질문이다.
‘HTML과 CSS부터 시작해라’, ‘국비교육을 받아라’, ‘취업하려면 자바(JAVA)를 공부해라’, ‘파이썬이 대세다’ 등, 흔한 질문인 만큼 이에 대한 답도 많다. 정보의 과잉이다.
윤지수 마스터는 “정답이 없는 문제다.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다만 입문하기 좋은 언어라는 점에서는 자바스크립트와 파이썬을 추천한다. 많이 찾는 언어다 보니 쉽게 풀이된 책이나 교육이 많아 접근하기 좋다”며 “결과가 화면에 보여지는 것을 원한다면 HTML과 자바스크립트를 배워 사용자환경(UI)을 만드는 것도 좋다”고 답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나’도 단골 질문이다. 게임업계를 중심으로 한 급격한 연봉 인상의 영향이다. 5~7년 차 중소·중견기업 직원이 게임·IT기업의 신입보다도 연봉이 낮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예 업종을 변경하려는 이들도 많다.
윤 마스터는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스터코스에는 전혀 다른 업종에서 일하다가 새 출발을 위해 도전하는 30대분들도 꽤 있다. 최근에 특히 늘었다고 느낀다”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 없이 뛰어드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개발이라는 것이 굉장히 범위가 넓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너무 어렵다고 느끼면, 웹 UI를 만들어보면 된다. 이것도 아니라면 데이터 분석을 해본다든지 하는 식으로 여러 시도를 해보길 권한다. 본인이 즐거워야 오래 하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코드스쿼드의 경우 3개 클래스를 합쳐 60~70명의 교육생을 받는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태다. 서울에 있는 만큼 지방에서의 접근성도 낮다. 윤 마스터는 “생활코딩, 인프런 등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책을 봐도 좋고, 인강을 봐도 좋다. 자기가 보기 편한, 익숙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프로그래밍은 책을 읽고 외우는 게 아니라, 코딩을 하느냐”라고 말했다.
◆“개발자 처우 개선은 반갑지만··· 양극화는 우려”=최근 IT업계의 개발직군 연봉 인상을 교육 현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윤 마스터는 다소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개발자의 급여가 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영역이 많이 생기면서 개발직군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도 많아진 데 따른 결과다. 개발자가 합당한 대우를 받기 시작하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이어서 “문제는 급여가 높아진 기업에 비해 여전히 처우가 안 좋은 기업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어렵다”고 토로했다.
급격한 처우 개선에 따른 흥미 위주의 접근도 경계했다. 윤 마스터는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개발자라는 직종은 연봉만 보고 선택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맞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대면교육··· 이제는 ‘블렌디드 교육=코로나19로 인해 코드스쿼드 같은 교육기관은 난항을 겪고 있다. 기본적으로 대면 교육 위주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쩔 수 없이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하거나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코드스쿼드는 화상회의 솔루션 ‘줌(Zoom)’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과 대면 교육을 병행하는 중이다. 주에 1회가량만 대면으로 모이고 있다.
윤 마스터는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프로젝트 진행에서 서로 협력을 하는 건데, 깃허브를 비롯해 온라인에 좋은 커뮤니케이션 창구들이 많다 보니 오프라인 못지않은 품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온라인이 가진 장점이 있다 보니 이를 잘 이용하면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 현장에서도 원격·재택근무를 채택하고 있다 보니 원격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는 경험이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코드스쿼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혼합(블렌디드) 교육 체계를 강화하고, 향후 온라인 위주의 교육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윤 마스터는 “소프트웨어(SW) 분야로 많은 분들이 도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나라 SW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또 그는 “SW 교육은 후진들을 양성하면서 본인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 교육을 제공하는 입장에서 현장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숙제인 만큼, 현업 개발자와의 소통도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혹시 SW 후진 양성에 관심이 있는 현업 개발자가 있다면 연락 부탁드린다.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부연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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