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韓 방송산업…“공·민영 구분하고 시장경쟁 맡겨야”
민영방송이나 유료방송 산업의 도입 초기부터 지상파에 준하는 지나친 정부의 개입이 이뤄지면서 자생적 성장을 이뤄지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상파에서 케이블TV로, 케이블TV에서 IPTV, 다시 IPTV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시장 참여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방송산업이 확장단계를 지나 성숙 및 쇠퇴 단계로 진입하면서 제한된 재원을 두고 경쟁하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는 제로섬 게임에서 마이너스 섬 게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재원의 배분과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에서 약탈적인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갈등의 심화는 결국 방송미디어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함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이용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이 박사는 진단했다.
그는 “향후 OTT로 시장이 집중되면서 유료방송 시장 위축은 높아지고 ‘오징어게임’ 식의 경쟁 양상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유료방송에는 경쟁촉진을 위한 혁신 중심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토종 OTT와 같이 성장하는 산업에는 더 많은 정책 비중을 두고 기존의 규제를 전면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도 정부가 중소 케이블방송사(SO)들에게 디지털 투자, 망·셋톱박스 고도화 등을 권장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는데, 최근 인수합병(M&A) 국면에 와선 오히려 비싼 값에 매각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처럼 시장 매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혁신하는 상황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 토의에 참여한 플랫폼 및 콘텐츠 사업자들도 방송산업을 시장 경쟁 원칙에 맡겨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SK브로드밴드 김혁 본부장은 “‘왜 우리는 오징어게임 못 만들까’라고 하지만, 만약 당시의 의사결정 시점으로 돌아가도 대부분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200억원 넘는 투자를 결정하는 것에는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2.1억명의 구독자가 있는 넷플릭스에게 200억원은 가입자가 100원꼴로 부담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즉, 이같은 모든 문제를 아우르기 위해선 사이즈, 즉 규모 경제를 이루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LG헬로비전 윤용 CRO(전무) 역시 “최근 방송시장에서 가장 많이 이슈화되는게 선공급 후계약 문제”라며 “하지만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현재 PP들은 콘텐츠 제값을 못 받아도 송출 중단을 못하고, 플랫폼 사업자는 편성권이 없어 PP사업자와의 계약 해지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경우) 250개 PP와 1년에 한번 평가해 재계약을 하는데, 이때 모든 PP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프로그램의 차별화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며 시청자들도 유료방송도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가격에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규제 패러다임을 근본적인 부분부터 재검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석 CJ ENM 전략지원담당은 “최근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며 감독과 제작진 등의 노력을 바탕에 하고 있다”며 “콘텐츠가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콘텐츠웨이브 노동환 부장은 “글로벌 OTT사업자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국내 미디어 사업자는 무엇을 잃고, 얻고 있는지 냉철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투자재원 확보에 따라 국내외 사업자 간 경쟁의 출발점이 달라지는 만큼 보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공정경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홍종윤 교수도 “미디어시장이 지금과 같은 약탈적 경쟁구조로 가면 그야말로 ‘다 죽는’ 상황이 된다”며 “공영과 민영의 분리를 통해 제도적 설계를 통해 새로운 룰을 세팅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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