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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카메라 모듈 매출 2년새 2배↑…"번 만큼 쓴다"

김도현
- 사상 첫 1조원 투자…신규 생산라인 구축 준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단일 사업부의 연간 매출이 1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성장률은 감소하겠으나 상승 곡선은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4일 LG이노텍에 따르면 2021년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매출액은 11조5178억원이다. 2019년(5조4257억원) 대비 약 2배 커진 셈이다. 2020년(6조7788억원)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당 사업부는 카메라 모듈 등이 주력이다. 카메라 모듈은 렌즈, 이미지센서, 구동계(액추에이터) 등을 하나로 묶은 부품이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기능이 대두되면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최대 카메라 모듈 협력사다. 경쟁사인 일본 샤프와 중국 오필름이 코로나19 여파, 인권 침해 이슈 등으로 납품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LG이노텍 할당 물량이 증대한 가운데 지난해 모듈 가격이 전년(2020년)대비 13.7%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카메라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센서시프트, 생체인증 및 사진 촬영 보조 역할을 하는 비행시각측정(ToF) 모듈 적용도 확대했다. 작년 역대급 실적 요인이다.

긍정 요소는 더 있다. 지난해 LG이노텍은 잠망경 형태 광학줌(폴디드줌)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애플은 내년 또는 내후년부터 폴디드줌 카메라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당초 시장을 선도한 삼성전기의 애플 공급망 진입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LG이노텍에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자화전자와 협업을 통한 생산이 유력하다.

애플과의 거래가 늘어나자 LG이노텍은 생산능력(캐파) 확대하기로 했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에만 ▲2020년 4730억원 ▲2021년 8355억원 ▲2022년 1조561억원 시설 투자를 단행한다. LG이노텍이 단일 사업부에 1조원 이상 투입하는 건 처음이다.

현재 LG이노텍은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앞서 LG전자의 경북 구미 A3 공장 일부를 임대해 카메라 모듈 등을 제조하고 있다. 최근 LG전자가 태양광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A3 공장 전체가 비워질 예정이다. LG이노텍과 LG전자는 공장 인수 또는 추가 임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협상이 끝나는 대로 설비 투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LG이노텍은 지난달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투자를 확정했다. 관련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향후 단계적으로 추가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A3 공장 인수가 확정되면 FC-BGA 라인도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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