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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비아트론, '日 독점' 반도체 기판 장비 공략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2010년대 후반 국내 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됐다. PC와 스마트폰 등 시장이 주춤해진 영향이다. 2020년대 들면서 관련 장비업체는 실적 부진에 빠졌다. 중국 고객사의 연이은 증설로 일부 상쇄했으나 공백을 완전히 채울 순 없었다. 중국마저 대형 라인이 깔리면서 예년만큼 투자를 단행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를 만회하고자 디스플레이 장비사는 반도체 또는 배터리 분야로 눈을 돌렸다.

디스플레이 열처리 설비가 주력인 비아트론도 마찬가지다. 여러 사업을 검토한 끝에 반도체 장비를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만난 비아트론 관계자는 “반도체 전공정 1개, 후공정 2개 장비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비아트론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을 제조하는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FC-BGA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패키징에 쓰이는 부품이다.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는 불규칙한 기판 표면을 코팅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아트론은 올해 하반기 국내 고객사에 초도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니꼬머티리얼즈 등 일본 업체가 독점해왔다. 최근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등이 FC-BGA 투자를 본격화한 만큼 장비 내재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FC-BGA 공급난이 계속되고 있어 비아트론 입장에서는 수주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서 반도체 사업을 위해 본사 인근에 2공장도 구축한 상태다. 화학기상증착(CVD)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도 이곳에서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산업 트렌드에 맞춰 배터리 소재 부문도 검토했으나 현시점에서 진출하는 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반도체 장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주요 고객사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다. 작년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4년 3월까지 3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비아트론 관계자는 “BOE와 CSOT, 티엔마 등 중국 고객사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다가 LG디스플레이 쪽에서 조금씩 발생하는 추세”라고 이야기했다.


비아트론 열처리 장비는 박막트랜지스터(TFT) 제작에 쓰인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 역할을 한다. 비아트론 라인업에서는 인라인 RTA(Rapid Thermal Annealing)가 관련 있다.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TFT 제작 시 결정화(650~780도), 활성화(550~650도), 선수축(550~700도), 탈수소화(350~500도) 등 4가지 공정을 수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생산능력도 늘려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아트론은 배치 퍼니스 장비를 제공한다. 대형 패널에 쓰이는 옥사이드 TFT를 만들 때 활용된다. LTPS와 달리 1차례 공정만 거친다. 약 400도 온도에서 1~2시간을 열처리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 올해 디스플레이 투자가 재개되고 반도체 사업이 본격화하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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